임차인의 계약 갱신요구를 거절하고 내보낸 뒤 전세보증금을 올려 재임대한 아파트 임대인에 대해 법원이 손해배상 판결을 내렸다.
15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인천지법 민사59단독은 임차인 A씨가 임대인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이같이 판결했다.
인천에 사는 A씨(40대)는 2019년 B씨 소유의 아파트를 보증금 1억원, 임대기간 2년으로 임대계약을 맺었다. 임대기간 만료를 3개월여 앞둔 무렵 A씨는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계약갱신을 기대했으나, B씨는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거절을 통보했다.
A씨는 부랴부랴 새 전셋집을 찾아나서 전세물건을 구했으나 이사날짜가 맞지 않았다. A씨는 임대인 B씨에게 두세달 전세계약 연장을 요구했으나, 이마저도 거절당했다. A씨는 우여곡절 끝에 이사를 마쳤으나 B씨가 실제로 실거주하는 것인지 미심쩍었다. A씨는 옛 전셋집 동 주민센터를 방문해 B씨 소유 아파트에 대한 확정일자 부여현황 등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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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천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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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 주민센터는 갱신을 거절당한 임차인 등 ‘주택 임대차에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의 요청이 있으면 해당 주택의 확정일자 부여일, 보증금 등 정보를 제공하도록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명문화 되어 있다.
확인 결과, 이 아파트에는 B씨나 B씨의 직계 존·비속이 거주하지 않았고, 다른 전세세입자가 살고 있었다. 보증금도 1억원에서 2억5천만원이나 인상한 3억5천만원이었다. 만약 법에 따라 A씨의 계약갱신을 받아들였다면 B씨가 받을 수 있는 보증금은 최대 5% 인상된 1억5백만원이다.
A씨는 대한법률구조공단을 찾아 도움을 요청했다.
공단측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관련 규정에 따라 손해배상액을 산정했다. 보증금 차액 2억5천만원에 법률이 정한 이율 2.5%, 임대기간 2년을 적용한 결과 손해배상액수는 1,250만원에 달했다.
법원은 이를 고스란히 인정해 B씨에 대해 이행권고결정을 내렸고, B씨가 이의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됐다.
소송을 수행한 공단 소속 김장선 변호사는 “임대인이 임차인의 정당한 계약갱신 요구를 편법으로 거절할 경우, 임차인은 자신의 권리보호를 위해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갱신거절한 임대인의 실거주 여부 확인방법
① 신분증 및 해당 주택의 임대차계약서를 지참하여 동 주민센터 방문
② 임대차 정보제공 요청서(동 주민센터 비치) 작성, 제출
③ 확정일자 부여현황 등 확인(확정일자 부여일, 보증금, 임대기간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