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오후 7시, 대중 가요사에 큰 족적을 남긴 고려성, 나화랑 형제 작사·작곡가 생가인 봉계 황산댁에서 김천시 후원, 김천문화원 주관으로 고택 음악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이기양 김천문화원장을 비롯하여, 최병근 경북도의원, 나영민 예산결산특위원장, 이상욱·신세원·박복순 시의원과 이신화 (전)김천예고 교장, 김훈이 문화홍보실장, 민경탁 나화랑 기념사업회장, 김영식(전) 김천대학 교수 등 많은 내빈과 봉산면민 등이 고택 사랑채 앞마당의 관람석을 가득 채웠다.
이기양 김천문화원장은 인사말에서 “우리나라 대중가요의 발전에 일조한 작사가 고려성과 작곡가 나화랑의 생가인 유서 깊은 고택(古宅), 황산댁에서 시민 여러분들을 모시고 고택 음악회를 갖게 되니 김천문화원장으로서 감회가 크다. 이 행사를 기회로 시민 모두가 지역 문화재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돈독해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옅은 잿빛 밤하늘의 달그림자 너머 가을 밤기운이 깃든 고색창연한 황산댁의 사랑채 대청마루를 무대로 삼아 시작된 공연은, 난타, 성악과 가요, 색소폰과 아코디언, 한국무용과 민요에 이어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펼쳐 참석한 시민들의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받았다.
황산댁은 조선시대 김천을 대표하는 반촌(泮村)으로 창녕조씨 집성촌인 봉산면 인의리 소재의 고택으로, 택호(宅號)인 황산은 조한규의 처가댁이 거창신씨 집성촌인 경남 거창군 위천면 황산 마을인데서 연유가 됐다. 사랑채 대들보 상량문으로 미루어, 이 집은 순조 1년인 1801년 이조참의로 증직된 조언명이 건립한 것으로 보인다.
황산댁은 대중가요를 크게 부흥시킨 고려성이라는 예명으로 불린 작사가 조경환과 나화랑이라는 예명으로 불린 작곡가 조광환 형제가 나고 자란 생가로 더욱 유명해졌다. 고려성은 나그네 설움, 삼각산 손님, 선창의 블루스, 제물포 아가씨 등을 작사했으며, 나화랑은 열아홉 순정, 무너진 사랑탑, 청포도 사랑, 뽕따러 가세, 울산 큰 애기 등 주옥같은 명곡을 작곡했다. 한편, 황산댁은 2020년 3월 9일 문화재청으로부터 등록문화재 제775호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