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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기고 - 김천의 명물 샤인머스켓이 가져온 인력난

김천신문 기자 입력 2022.10.31 15:30 수정 2022.10.31 15:30

김충섭 김천시장

김충섭 김천시장
지난 2019년까지만 해도 이렇지는 않았다. 그땐 캠벨, 거봉 재배면적이 지역 포도재배면적의 76%를 차지하고 있었고 2007년 도입했지만 재배면적이 확대되지 않아 시장교섭력이 부족했던 샤인머스켓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들을 김천시에서 지속적으로 추진해(무가온 촉성재배 시범사업, 신규과원조성, FTA사업 등)오고 있었다. 이런 상황은 샤인머스켓의 전체 포도 재배면적의 40%를 차지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샤인머스켓 소비자 선호도가 올라가고 내수와 수출 모두 가능한 품종으로 자리잡으면서 “돈이 된다.”는 판단이 들었는지 너 나 할 것 없이 사과밭 배밭을 갈아엎어 포도밭을 만들어서 샤인머스켓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2021년 현재는 2019년 이미 포화라고 했던 샤인머스켓 재배면적의 2배 이상 늘어난 실정이다.

전국적인 포도주산지인 김천에 이런 효자작목이 있다는 점은 너무나 좋은 일이지만 이에 따른 지역 내 가장 큰 문제는 같은 시기 양질의 농업인력 공급이 전혀 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이미 2015년부터 이런 농촌인력난을 예상하고 김천시에서는 도농일자리지원센터를 개설하고 내국인 인력풀을 부족한 농촌일손으로 활용하고 있었으나 재배면적 확대에 따른 농업인력 수요처의 폭발적인 확대에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던 것이 현실이다.

내국인 인력풀로는 한계에 다다랐다는 인식에는 공감을 하고 있었고 이에 따른 적절한 대안은 새로운 공급 즉 외국인 인력풀의 확보로 이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지난 2년여간 이어져온 팬데믹 상황이 또 우리 앞을 가로막았다. 다행히 올해 하반기부터 코로나 상황이 안정화되기 시작했고 더 이상 농촌인력문제를 두고 볼 수만은 없다는 판단한 김천시에서는 지난 7월 농촌인력지원팀을 신설하고 외국인 계절근로자 유치에 뛰어들었다.

처음에는 어려운 점도 많았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를 활용하고 있는 대다수의 시군이 브로커를 통한 MOU체결로 인한 문제(특히 불법체류자 양산)로 골머리를 썩고 있었고 어렵게 MOU를 체결해서도 들여온 인력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이탈하는 등의 제도적 허점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를 피하기 위해 김천시에서는 법무부가 추천하는 국가 중 고용허가제 경험이 많고 안정적 인력 송출이 가능한 캄보디아 및 라오스 정부와 직접 접촉을 위해 양국의 주한 대사관을 통해 지속적인 협의 끝에 캄보디아와는 지난 9월에, 라오스와는 10월에 농업분야 계절근로자 도입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지자체 최초로 캄보디아 라오스 노동부와의 MOU체결로 안정적 인력공급처를 확보한 김천시는 내년도 인력 도입 전까지 지역 내 농가들의 수요를 면밀히 파악해 직고용 농가와 공공형계절근로 필요농가를 구분해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원이 투입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내국인 인력풀을 추가로 모집하고 농작업 기술교육을 실시하여 농촌전문인력을 양성하여 농가의 경영비 부담을 완화하고 인건비 절감에도 기여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민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체류 외국인이 30년간 50배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대한민국 이민정책 프로파일”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은 약 252만5천명으로 지난 1990년 국내체류 외국인 수(4만9천500명)에 비해 50배이상이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이민 송출국에서 이민 유입국으로 전환한 대표적인 사례로도 꼽힌다.

지난 1960~1970년대 중반까지는 국내 간호사, 광부의 독일 노동 이주가 주를 이뤘다. 이때 독일로 이주한 간호사는 연인원 1만225명이었고 6천546명의 광부가 독일에 터전을 잡았다.

뒤이어 1970년대 중반~1990년대에는 건설노동자의 중동취업이 큰 폭으로 늘어난 때다. 이 시기 중동으로 이동한 한국인 노동자 규모는 111만2천611명이다.

이런 흐름에서 외국인의 국내 이주는 1990년대 초반 산업연수생제가 시행되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산업연수생제는 2007년부터 외국인 고용허가제(EPS)제도로 통합됐으며 대표 송출국은 필리핀, 몽골, 스리랑카, 베트남, 태국 등 총 16개국이다.

여기에 결혼 이민자 유입도 대폭 증가해 2011년 4천명에서 2012년 9만8천명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고 2019년에는 15만9천명까지 증가했다.

농업분야의 급속한 고령화 후계세대 부재 등은 우리나라 식량안보와 직결된 농업분야의 핵심 선결 과제로 꼽힌다. 이에 더불어 우리지역 내 만성적인 인력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계에 봉착한 내국인 인력시장에서 벗어나 이민정책과 맞닿은 외국인 인력을 도입함으로서 적극적으로 시장을 선점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해나갈 필요가 절실한 시점이다.

지역 내 농업분야 인력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된 외국인 계절근로제도의 활용이 우리지역에 필요한 젊은 외국인 유입과 맞물려 인구회복 및 지역 내 성장동력으로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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