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드민턴의 간판스타인 이현일(27.김천시청)이 10년 동안 정들었던 태극마크와 결별했다.
이현일은 27일 코리아오픈이 열리고 있는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 제2체육관에서 김중수 국가대표 감독과 면담을 통해 국가대표를 사퇴할 뜻을 밝힌 뒤 태릉선수촌에서 짐을 챙겨 나왔다.
선수촌을 나와 현재 지인의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이현일은 조만간 소속팀인 김천시청으로 내려가 팀에서만 운동을 할 계획이다.
서울체고 2학년때 국가대표로 선발됐던 이현일은 왼손잡이 단식 전문으로 지난 10여년간 한국 셔틀콕의 선두주자였다.
2002년 4월에는 일본오픈 정상에 올라 한국 남자단식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 오픈대회 우승컵을 차지했고 아테네올림픽을 앞둔 2004년 2월에는 최초로 세계랭킹 1위에 올라 기대를 부풀리기도 했다.
그러나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 유독 인연이 없었던 이현일은 이번 코리아오픈에서 충격적인 1회전 탈락의 수모를 당한 뒤 대표팀을 떠나기로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팀을 자진 사퇴한 이현일은 28일 전화통화에서 "솔직히 너무 힘들어서 더 이상 국가대표로 뛰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현일은 "앞으로 어떤 식으로 운동을 계속할 지는 모르겠지만 당분간 쉰 뒤 소속팀으로 내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중수 국가대표 감독은 "어제 면담을 통해 2008년 베이징올림픽까지 열심히 하든지, 대표팀을 그만 두든지 택하라고 했더니 그만 두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선수촌을 떠나 몇 달 쉬다 보면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싶은 생각이 들 지 모르지만 지금은 더 이상 태릉에서 훈련하기 힘든 상태로 보여 본인 뜻대로 하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27일 단식 선수들을 전담 지도하기 위해 중국과 말레시이아 국가대표 코치 출신인 리마오 코치를 영입했지만 이현일의 공백으로 인해 대표팀 전력이 상당히 떨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