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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 종합

'원주민은 봉이냐 이주대책 세워라'

관리자 기자 입력 2007.03.23 00:00 수정 0000.00.00 00:00

혁신도시 편입주민 시청 앞서 대규모 집회, 국회의원 김천시장 시의회의장 무성의 성토


혁신도시가 건설됨에 따라 고향을 떠나야 하는 편입주민들이 20일 오전 10시 김천시청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가지고 김천시와 지역 국회의원, 김천시의회 등 관계기관의 무성의를 성토했다.



주민보상대책위에서는 이주 주민의 안정된 정착을 위해 보상작업이 이대로 진행되면 안된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 13일 토지공사로 이주 주민의 안정된 정착을 요구하는 10개항의 건의문을 보내고 토지와 지장물 보상 조사작업 중단을 요구했다.



토지공사 경북혁신도시건설단은 이를 수용해 지난 15일 조사작업을 전면 중단했다.



하지만 주민보상대책위원회에서는 1단계 조사작업 중단만으로는 건의문에 대한 답변을 기대할 수 없어 지역의 무관심을 성토하는 집회를 가지게 됐다.



집회가 열리는 김천시청 전정에는 오전 10시 30분경부터 경찰력이 배치돼 만일의 사태를 대비했고 박보생 시장과 김동영 경찰서장까지 현장에 나왔다.



▲박보생 김천시장이 주민보상위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미리 집회장소에 도착해 있던 박세웅 보상대책위원장은 3대의 버스에 나눠 타고 집회장소로 오고 있는 주민들의 현황을 수시로 파악하는 등 집회준비로 분주했다.



오전 10시 50분경 3대의 버스가 김천시청 전정에 도착하자 일순 긴장감이 돌았으나 주민보상대책위에서 질서를 지켜줄 것을 당부해 아무런 문제없이 시청 전정 앞에 약 200여명의 주민이 자리를 잡았다.



이들은 ‘생계대책 보장하라’ ‘토지수용도 분한데 세금이 웬말이냐’ ‘원주민 죽이는 혁신도시 성공없다’ ‘무성의한 김천시 주민은 분노한다’ ‘주민 이주대책 보장하라’ ‘원주민은 봉이냐 이주대책 세워라’ 라고 표기된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왔다.



결의대회는 1800년간 고향의 명맥을 지키고 먼저 간 선조의 얼과 고향을 사랑하는 주민의 마음을 담아 묵상을 하는 것으로 시작됐고 ‘고향의 봄’ 노래를 모두 함께 불렀다.



고향의 봄 노래를 부르는 도중 집회에 참가한 한 할머니는 감정이 복받치는 듯 눈물을 흘려 주변을 숙연하게 했다.



▲ 김동영 경찰서장이 현장에서 경찰력을 지휘하고 있다.


용전 1리 박길하씨와 우재연씨가 남녀대표로 단상에 올라가 구호를 제창했고 이들이 선창할 때마다 집회에 참가한 200여 주민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따라했다.



이후 주민보상대책위 손육용 총무가 보상조사 등 현재까지 진행된 과정을 보고했다.



박세웅 보상대책위원장은 “공익이라는 국가의 반강제적 개발정책 앞에 고향과 정든 집, 전답을 내놓아야 하는 착잡한 현실과 암담한 미래에 대한 불안을 호소하고 우리의 의지를 보여 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고 “대승적 차원에서, 성공적인 혁신도시 안착을 위해 주민 모두가 협조해 순조롭게 진행됐지만 작금에 이르러 우리의 일방적 희생과 양보에도 불구하고 주민을 위한 아무런 조치도 없는 김천시와 관계기관의 미온적이고 안이한 행보에 치솟는 울분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집회장소를 둘러보며 지역 국회의원이 참석했는지 물어보고 참석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하자 “이것이 우리가 처한 상황”이라며 지역국회의원의 무관심을 질타했다. 또 김천시민의 대변인인 시의회의 수장 역시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고 심지어 시의회에 구성되어 있는 혁신도시특위 박일정 위원장마저 참석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지금 이 시간 도대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관계기관의 무성의를 질타했다.



▲ 집회에 참석한 할머니가 설움에 겨워 눈물을 흘리고 있다. 


아울러 “선거때에는 그리도 열심히 찾아오더니 그 어느 누구도 단 한차례도 편입지역 주민을 찾아와 위로나 격려의 말을 한적이 없다”며 “이게 무슨 주민이 뽑은 주민의 일꾼”이냐고 되물었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를 위한 자구책을 스스로 마련해 정당한 요구사항이 관철될때까지 지금부터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강조하고 “토지공사의 조사중지는 앞으로 얼마가 되든지 우리의 요구가 수렴되는 날까지 결코 해제통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날 참가 연대사를 하기로 했던 육광수 시의원 등은 “연대사를 할 이유가 없다”며 연대사를 하지 않았고 운남 1리 이성환씨가 결의문을 낭독, 단합구호 및 고향의 봄 제창으로 집회를 모두 마쳤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박보생 시장은 단상에 올라가 집회에 참가한 주민들에게 김천시의 입장을 밝히려고 했으나 주민보상대책위에서 “우리 지역에 직접 와서 해명해야 한다”며 거부하는 바람에 단상에 올라가지 못하는 헤프닝이 발생했다. 하지만 집회에 참석한 주민들이 동요를 보이자 간부진들의 회의를 거쳐 짧은 발언 기회를 얻었다.



 이 자리에서 박보생 시장은 “편입지역 주민들의 생계권을 보장과 이주대책을 세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고 이후 집회에 참가한 모든 주민들이 해산했다.



 한편 주민보상위원회에서 김천경찰서에 신고한 집회인원은 130명이었으나 이날 참가한 주민은 200명에 육박해 신고한 인원보다 많은 주민이 참가했다.    


       
하지만 집회의 강도가 높아질 경우 영남권화물복합터미널처럼 혁신도시 역시 무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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