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대덕면은 나의 자랑”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이른 새벽.▲ 대덕면의 행복지기 이병구씨
4월의 새벽바람이 쌀쌀할 법도 하지만 이병구(39세)씨는 벌써 청소차의 운전대를 잡고 있다.
대덕면민이 어제 하루를 열심히 산만큼 이병구씨의 일거리 역시 많다.
늘 같은 자리에서 이병구씨의 청소차를 기다리는 쓰레기봉투들.
이병구씨는 능숙하게 운전대를 돌리며 골목골목을 누빈다. 15년간 계속해 온 일이다 보니 이제 손에 익었다. 운전대를 좌우로 돌리며 골목길을 누비는 모습에서 달인의 숨결이 느껴진다.
손발도 척척 맞는다. 쓰레기봉투를 능숙하게 들어 청소차에 싣는 환경미화원 동료와는 눈빛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안다.
이병구씨의 청소차가 지나간 뒷자리는 언제나 깨끗하다. 간밤에 배출됐던 쓰레기는 모두 모습을 감춰 마치 대덕면에는 처음부터 쓰레기가 없었던 것 같다.
이병구씨는 남들이 모두 곤하게 자고 있을 이 시간을 사랑한다.
“나 한 사람 잠 못 자는 대신 많은 대덕면민들이 언제나 깨끗한 대덕면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이 저의 보람이고 깨끗한 대덕면은 저의 자랑입니다”
김천대학 보건정보처리학과를 졸업할 당시만 해도 이병구씨가 청소차 운전원이 될지는 자신도 몰랐다. 하지만 1993년 공직에 입문하며 어느새 청소차 운전원은 천직이 되어 버렸다.
2000년 경북도민체전과 2006년 전국체전은 이병구씨에게도 남다른 기억을 남겨주었다.
다시 오고 싶은 깨끗한 김천의 이미지를 심어 주기 위해 김천시 전체가 움직였고 그 최전방에 이병구씨를 비롯한 청소차 운전원과 환경미화원들이 있었다. 이병구씨는 자신에게 주어진 대덕면의 환경미화에 더욱 세심한 정성을 기울였다. 늘 해오던 일이지만 혹시 빠진 것은 없나 한번 더 둘러 보고 또 둘러 보았다.
그 결과 김천은 도민체전과 전국체전이라는 양대 체전을 성공적으로 치르고 이병구씨에게는 2차례의 김천시장 표창이 돌아왔다.
감천면 광기리 출신인 이병구씨는 지난 1998년 김주영(부곡동 튼튼어린이집 운영)씨와 가정을 꾸몄고 현재 1남을 두고 있다.
아내에게는 든든한 남편이고 싶고 아들에게는 김천을 사랑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 이병구씨의 마음이다.
작지만 다부진 소망의 첫 시작은 천직에 충실하는 것이다.
이병구씨는 내일도 이맘 때 바로 이곳에 있을 것이다. 남들이 모두 곤히 자는 시간. 그 시간에 이병구씨는 새벽을 달린다. 깨끗한 대덕면과 든든한 남편, 좋은 아버지라는 꿈을 품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