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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종합

이주여성은 지금 -“이제는 나도 한국인”

정효정기자 기자 입력 2007.05.03 00:00 수정 0000.00.00 00:00

한국생활 13년차 전향옥씨











▲전향옥(36.중국어 통역)


  13년전 6월 중국에서 김천으로 지금의 남편인 김영철씨를 따라 온 전향옥(36세)씨.
전씨는  아버지로  인해 한국이 너무 궁금했었다. 전향옥씨의 아버지는 8살 때 할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중국으로 왔고 항상 조국인 한국을 그리워 했었다고 한다.


  그 모습은 전향옥씨에게 한국에 대한 그리움을 전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던 중 마침 중국을 찾은 지금의 남편과 선을 보게 됐고 2달간의 만남 끝에 한국행을 선택했다.


  “남편을 만나보라는 소개에 솔직히 망설였어요. 중국에서 한국 남자에 대한 인식이 무척 안 좋았기 때문이에요. 남편을 만나보니 다 그런 것은 아니라는 걸 알았어요.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따뜻한 마음에 이끌렸죠. 결국 망설였던 한국행을 결정하게 됐어요”


  처음 결혼 3년 동안은 문화와 말이 통하지 않아 어려움도 많았다. 하지만 그녀가 한 무역회사에서 통역일을 시작하며 결혼생활은 안정을 찾았다.


  “시아버님의 도움이 컸어요. 이미 돌아가신 시어머니의 빈자리까지 채워 주려는 아버님의 따뜻함이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란 말을 실감하게 했어요.”
한국에서는 여자가 일과 살림을 다 해야한다. 거기다 남자는 집안 살림을 하면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것이 대다수의 현실이다.
 


  “다행히 우리 남편은 여느 한국남자들과 달리 집안일을 잘 도와준답니다. 그럴 때면 행복한 가정생활이란 서로의 노력에 의해서 만들어진다는 생각이 들어요. 서로 상대방의 입장을 먼저 생각해 주면 결혼생활의 문제는 저절로 해결된다고 생각해요.”
언론을 통해 이주여성들이 결혼생활을 잘 해나가지 못한다는 내용을 접할 때면 마음이 아프다. 그럴 때마다 그녀는 노력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되뇌인다.


 


  13년간의 결혼생활로 한국사람이 다 된 그녀.


  그녀의 바람은 오로지 하나뿐이다.


 


  남편과 형제들, 그리고 동서들이 서로 우애있게 잘 지내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남편의 동생들은 형수님 형수님하며 잘 따라 주었고 어느새 이런 도련님들이 남편보다 더 편했다. 남편은 남편대로 동생들을 챙기고 먼 곳에서 온 부인도 살뜰하게 챙겨준다.


 


  그러다보니 동네에 소문도 났다. 누구누구네 형제들은 참 우애가 깊다고.


  이제는 전향옥씨에게 달렸다. 전씨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형제간의 우애가 더 깊어질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전향옥씨는 지금의 이 모습이 좋다. 그래서 오늘도 두 손을 꼭 쥐고 다짐해본다. 무슨 일이 있어도 형제간의 우애는 꼭 지켜가겠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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