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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종합

기획취재-이주여성은 지금

정효정기자 기자 입력 2007.07.05 00:00 수정 0000.00.00 00:00

개령면 서부리 위분카른디코차니파씨

 

 김천에 거주하는 이주여성이 점차 늘고 있다. 본지는 이제 김천 시민으로 자리잡은 그들의 애환을 조명해 본다. 이주여성의 생활을 직접 보기 위해 그들이 살고 있는 집을 방문했다. 그 첫 번째로 개령면  서부리 위분카른디코차니파씨(31세.이하 위분)를 만나 보았다.




 태국 출신인 위분씨는  2000년에 사별한 남편과 만나 결혼했다. 울산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했으며 2004년 김천으로 이사를 왔다. 그해 병으로 남편을 잃었으며 지금은 시아버지 정영환(77세)씨와 아들 윤호( 7세), 딸 미나(4세) 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 벗어날 수 없는 가난의 굴레


 


 많은 이주여성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가난은 위분씨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오히려 병으로 남편과 사별한 위분씨는 더욱 심한 가난에 시달리고 있었다.


당장에 시아버지를 모셔야했고 아들 윤호와 딸 미나의 뒷바라지를 해야 했다.


 


 수입이라고는 한달에 한번 나오는 생활보호지원금 68만원이 전부였다. 68만원으로 4식구가 한달을 보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게다가 아이들이 자라면서 학원도 보내고 보험도 들어야 했다.


 


 결국 위분씨는 동네 양계장 으로 일을 나갔다. 시간은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가는 오전뿐이었다. 일하는 시간이 짧다보니 일당도 달랑 1만원이다. 이렇게 번 돈은 모두 아이들의 학원비로 들어간다. 하루하루가 빠듯한 삶의 연속이다.




- 서툰 한국어와 낯선 문화는 ‘장벽’


 


 한국과는 언어도 문화도 낯선 태국에서 온 위분씨.


벌써  1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한국말이 서툴다. 문화에는 나름대로 적응했지만 아직은 이방인이라는 느낌이 짙다.


 


 최근 이주여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주여성을 위한 우리말 특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지만 교통 이용이 여의치 않아 참가하는 자체가 어렵다.


 


 위분씨의 경우 일을 하고 싶지만 할 수 있는 일은 식당 일과 같은 단순한 일 뿐이다. 언어와 문화장벽이 앞을 막고 있는 것이다.


위분씨는 생활보호자대상자 신청도 혼자 할 수 없었다. 그런 제도가 있다는 것도 몰랐고 절차는 더 더욱 몰랐다.




- 위분씨가 본 김천사람


 


 모든 한국 사람이 다 그렇지만 김천사람 역시 정이 많단다.


특히 친딸처럼 돌봐주는 이옥자(73세)할머니와 개령교회 목사에 대한 고마움은 각별하다.


 


 개령교회 목사는 내일처럼 나서 위분씨가 생활보호대상자가 될수 있도록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일을 대신 처리해 주었다. 이옥자 할머니는 위분씨를 항상 딸래미라고 부르며 하나하나 챙겨준다.


그리고 여성회관의 공무원들도 위분씨를 위해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위분씨의 눈에는 이 모든 것이 김천사람의 정으로 보인다. 위분씨는 김천사람들의 정이 참 좋단다. 




- 남겨진 숙제는?


 


 위분씨가 살고 있는 집은 금이 가서 비가 오면 빗물이 새어 들어온다. 여기 저기 곰팡이도 피어 있다. 하지만 68만원의 생활비로는 집을 수리할 엄두도 못낸다. 그저 하루 하루 살아가기에 바쁘다. 이처럼 가장 시급한 숙제는 경제적 어려움이다. 경제적 어려움 다음에는 언어와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장벽이다.




- 해결책


 


 위분씨에게는 이옥자 할머니와 개령교회 목사와 같은 사람이 있어 힘들지만 웃음을 잃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다른 이주여성에게도 이들 같은 사람이 생긴다면 우울증에 걸리거나 다시 고국으로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또 언어장벽과 문화장벽 해소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물론 경제적 지원과 따스한 보살핌 역시 필요하다. 이제 이주여성은 더 이상 낯선 이방인이 아니라 우리 이웃이다. 우리 이웃을 대하는 김천 사람 특유의 두터운 정이 필요하다.













■ 위분씨를 친딸처럼 챙기는 이옥자 할머니와 함께












■ 며느리와 손주이야기를 하다 눈물을 흘리는 시아버지












■ 컨테이너를 개조한 집은 한눈에 보기에도 허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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