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모르는 갓난쟁이들은 봉사자나 선생님들의 품이 엄마 품 인줄 아는지 착 안겨 분유를 먹는 모습이 안쓰럽기까지 하다는 김영숙(44세)씨.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것은 그나마 낫다. 이제 유치원에 다닐 나이가 된 아이들은 그 나이 또래의 아이들과 다른 모습이 김영숙씨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한다.
“보통 미운 4살 이라고 할 만큼 4세에서 7세 사이의 아이들은 무척 말을 듣지 않는 것이 보통이지요. 하지만 우리아이들에게는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워요. 그게 더 마음 아프죠. 가지고 싶은 것도 많고 한창 말썽부릴 나이에 벌써 너무 철이 많이 든 것 같아요.”
항상 아이들에게 최선의 사랑을 주려고 하는 김씨지만 부모에게 1대 1의 사랑을 받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녀는 항상 입양상담일에 적극적이다.
입양상담을 하며 아이들을 보낼 때면 항상 주님 앞에 기도를 드린다는 그녀. “우리 OO가 항상 사랑받는 아이가 되도록 해 주시고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지 않도록 해 달라”고 그녀는 기도한다.
“예전에 비해 아이가 파양돼 돌아오는 일은 적어요. 예전하고 달리 공개 입양을 많이 하시고 자녀가 없어서 입양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필요성이 아닌 아이가 좋아서 사랑해 주고 싶어 입양을 원하시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사회적인 분위기 자체가 입양에 대한 관심이 많아져 입양부모자격 내용인 아동과의 연령차가 기존 50세에서 60세로 늘고 독신자에게도 입양이 가능해 졌지만 어려움은 여전히 존재한다.
“많이 좋아 진건 사실이지만 이일을 하며 가장 이해하기 힘들었던 일은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어요. 입양을 할 때 대다수 부모들은 아이를 친자로 호적에 올리고 싶어 해요. 아이에게 비밀로 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이아이가 살아가며 무슨 일을 할 때 서류에 적혀있는 ‘입양’이라는 두 글자가 걸림돌이 될 것을 염려해서가 많아요. 하지만 친자로 서류상 올리기 위해서는 공공연한 불법행위를 하게 된다는 것이에요. 물론 그런 상황 때문에 입양을 꺼리는 분들도 계시구요.”
그녀가 말하는 공공연한 불법행위는 이런 것이었다. 아이를 집에서 낳은 것으로 거짓으로 신고하고 보증인을 세워 신고한다는 것이다.
거기다 친자 입적 시 출생신고를 늦게 했다는 이유로 벌금까지 물어야 하니 나라에서는 입양을 권장한다고는 하지만 정말 입양을 권장하고 싶은 것인지 궁금한 그녀다.
이렇듯 힘들고 가슴 아픈 일들이 많아도 그녀는 이 일을 포기할 수 없다. 지금도 새 부모를 얻어 사랑 받아야 할 아이들이 많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