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인·터·뷰 ▲ 황혜경 교사
김천농고 특수학급 황혜경교사
“특수교육 마지막 목표는 통합교육”
상주 상이 학교에서 보낸 3년은 황혜경(29세)교사에게는 정말 힘든 삶의 한 조각이다.
처음 미술치료라는 분야에 빠져 더 폭넓은 교육을 공부해 보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특수교사의 길을 택했지만 상이학교에서의 순간순간이 황 교사에게는 자신의 선택이 옳았던 것인지를 갈등하게 했다.
“상이 학교는 정말 중증의 특수아동들이 많이 있어요. 처음 그냥 열정만을 가지고 시작했던 저에게 이론적인 것과 실재의 차이를 이겨내는 것이 가장 큰 과제였죠. 그렇게 힘겨움에 지쳐갈 때 마다 절 지켜 준 것이 있었어요.”
황 교사를 지켜준 것은 아이들의 순백의 가까운 감정표현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학급에서 말이 없는 것은 물론 저에게 평소 말도 잘 걸지 않던 김모양이 친구들과 함께 스티커 붙이기 놀이를 하며 한 행동이에요. 친구들에게 자신의 마음과 같은 모양의 스티커를 붙여주는 김모양이 갑자기 저에게 다가왔어요. 전 무슨 행동을 할지 조심스럽게 바라보고 있었죠. 그런데 하트 모양의 스티커를 제 얼굴에 붙여주지 뭐에요. 전 그제야 그 아이들의 감정 표현의 차이를 실감했어요.”
그렇게 차츰 상이학교 생활에 익숙해져 갔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문제는 시간을 비켜가기만 했다. 그러던 중 황 교사는 자신이 평소 존경하던 선생님에게서 그 답을 찾았다.
“어느날 선생님께서 ‘이 아이들은 손톱만큼 잘한다’라는 말을 해 주셨어요. 표시가 잘 나지 않지만 어느 순간 자라있는 손톱처럼 조금씩 꾸준하게 노력과 사랑을 주어야 한다는 뜻 이였죠. 한마디로 이 길을 선택한 이상 제 자신과의 싸움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었죠.”
이제는 황혜경 교사를 고민에 빠뜨리던 상이 학교를 떠나 한시름 놓았다는 지인들의 말을 들으며 웃음을 짓는다는 그녀. “물론 처음으로 학급을 맡은 김천농공고 특수반 아이들의 수준은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과 달리 아주 높아요. 기본적인 일상생활을 혼자서도 전혀 무리 없이 해결할 수 있으니까요. 그만큼 지적 능력이 높다는 것은 상처를 받기도 쉽다는 것이기도 해요.”
이런 모든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일반아동과 특수아동의 통합교육이라고 황 교사는 생각한다. 물론 이런 생각은 특수교육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목표라고 했다.
현재 그녀는 자신과 특수교육 종사자들의 공통 목표를 위해 대구대 재활과학 대학원 과정을 밟고 있다.
정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