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찬에 양념을 만들기 위해 간장을 붓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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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금옥 재가복지 반찬 자원봉사자
“자원봉사, 중독성이 아주 강해요”
도대체 언제부터 봉사활동을 해온 것인지 계산을 해보지 않아서 인지 알 수가 없다는 손금옥(54세)씨. 정확하게 기억이 나는 것은 몇 년간 계속해오던 봉사활동을 개인적인 사정으로 잠시 접었다가 8년 전 재가복지 반찬봉사단을 다시 찾아 지금까지 왔다는 것이다.
“자원봉사 그 거 누가 시킨다고 하는 것이 아니에요. 저 뿐만이 아니라 모든 봉사자들이 같은 마음일 꺼라고 생각해요. 개인사정으로 조금 쉬던 동안에 얼마나 봉사활동이 하고 싶던지...자원봉사는 참 중독성이 강한 것 같아요”라며 환하게 웃어 보이는 손씨.
물론 그녀가 하는 일은 재가복지 2조에서 반찬을 만드는 일 이외에도 재향군인회의 회원으로 노인전문병원과 노인복지회관에서 요리와 어르신들의 수발들기 등 다양하다.
“봉사활동에 가장 큰 매력은 저의 보잘 것 없는 작은 노력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수해자들의 표정과 말 한마디라고 생각해요. 하루 종일 봉사를 하고 어깨며 허리가 아프다가도 제 손을 잡으시며 ‘고마워’라고 말해주시던 어르신의 모습, 말하는 것조차 힘겹고 거동이 불편하시던 김 할아버지의 미소를 생각하면 다시 펄펄 날아갈 것 같으니 말이에요.”
많은 봉사를 해온 손씨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태풍 루사 때라고 했다. 자연의 재해 앞에 속수무책으로 망연자실해 있던 피해주민들의 얼굴을 생각하면 아직도 마음이 아프다고 한다. 물론 손씨처럼 많은 봉사자들의 도움을 통해 재해는 언제 그랬냐는 듯 치유되지만 아무리 봉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이런 종류의 봉사는 애초에 생기지 않았으면 한다는 것이 손씨의 생각이다.
“이 사회에는 봉사를 할 곳도 할 일도 아주 많아요. 굳이 루사와 같은 재해가 일어나서 봉사를 하지 않아도 말이죠. 아마도 우리가 주변의 이웃을 위해 또 자기 자신과 가족을 위해 조금씩 사랑의 마음을 나눈다면 세상의 불행한 사람이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항상 가지고 매일매일 봉사에 임하고 있답니다.”
우리시의 시민은 물론 우리나라의 국민모두가 자원봉사의 강한 매력에 중독되는 그날을 기다린다는 손금옥씨. 그러기 위해 자신이 할 일은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정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