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녹색어머니회 김미승 회장 |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게 되면서 많은 걱정에 휩싸인 김미승(40세)회장은 여러 가지 걱정 중에 등하교길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가장 컸다고 했다. 아이의 안전이 걱정되어 선택한 것이 바로 녹색어머니회.
사람들이 흔히 접할 수 있는 아이들 등하교시 횡단보도 깃대 들기가 녹색어머니회가 하는 일의 다가 아니다. 학교주변 유해환경 적발, 스쿨존 불법운행 적발 등 학교와 학생에게 필요로 하는 일이면 무엇이든 한다. 물론 몸으로 부딪히는 일도 많다.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일이지만 스쿨존 내에서는 차량 운행 속도 30km 미만으로 서행 운행해야하는 것은 물론 주·정차 역시 금지되어 있지만 지키지 않는 분들이 무척 많아요. 한번은 모 학원 차량이 학교 앞에 떡하니 주차해 하교 길을 막고 있더군요. 주차도 문제지만 그 차로 인해 아이들이 가려서 뒤에 오는 차량과 충돌 위험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에 빼 달라고 정중히 부탁한 적이 있어요. 그랬더니 화를 내며 ‘당신이 뭔데?’ 라고 묻더군요. 정중이라는 단어와는 맞지 않는 분이었어요. 그런 분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학원 관계자라는 것이 더욱 저를 화나게 했어요”라며 그날 자기 생에서 가장 큰 소리를 질러봤다고 했다.
화가 나는 일도 많지만 그 보다 뿌듯함을 느낄 때가 더 많다는 그녀는 ‘이 일에 중독된 사람처럼 열성을 다 한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그럴때면 그녀는 모든 회원들의 도움과 협조로 자신이 이일에 열성을 다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고 했다.
김천시연합회장이라는 명칭을 가지고 있지만 그녀 역시 일반회원들과 다름없이 교통봉사를 나간다. ‘회장은 명칭일 뿐 자신도 일반회원이랑 다를 것이 없다’고 말하는 그녀는 이일의 중독성은 아이들의 미소라고 했다. 신입 회원 때는 부끄럼도 타고 활동이 제한되다가도 아침 일찍 교통봉사를 나가면 등교하는 해맑은 아이들의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수고하세요’이 세 마디와 함께 보내주는 아이들의 미소. ‘아마도 그 중독성이 우리회원들을 수퍼우먼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그런 중독성 때문인지 신입회원 모집에도 어려움이 없다.
“녹색어머니회의 활동을 접한 아이들이 집으로 가서 엄마들에게 ‘엄마는 왜 녹색어머니회 안해?’라고 물어서 회원이 된 분들이 많아요. 신입회원에게 입단 이유가 아이들이 원해서라는 말을 들을 때 그 기쁨, 말로는 표현 못하지요.”
김회장의 얼마 남지 않은 올 한해는 쉴 틈이 없다. 청소년 상담자원봉사에다 교육청어머니합창단원 등 하는 일이 많아서 이기도 하지만 내년부터 체계화된 도로교통안전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또한 교통봉사의 횟수를 늘리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운영 패턴을 바꾸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는 그녀는 항상 ‘모든 아이를 내 아이’라는 생각으로 매일 녹색어머니회의 일원으로 생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