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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종합

[칼럼]구미여! 분수를 알고 자중함이 어떠한가

최도찰취재부장 기자 입력 2008.08.25 00:00 수정 0000.00.00 00:00

- KTX 김천역사의 명칭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

 

노자의 도덕경에는 ‘족함을 알면 욕되지 않고, 그칠 줄 알면 위태롭지 않다’는 글귀가 있다.














▲ 이호영 사무국장
수나라 양제가 고구려를 침공했다가 대패한 살수대첩때 을지문덕 장군은 계속 피하는 척하며 수나라 군대를 살수로 유인한 다음 최후로 공격하기 직전에 수나라 장수 우중문에게 “여수장우중문시(與隋將于仲文詩)”를 보냈다.




그대의 신통한 계책이 하늘의 이치를 깨달은 듯하고 그대의 기묘한 계략은 땅의 이치를 모두 아는 듯하네. 이미 전쟁에 이겨서 그 공이 높으니 이제 만족할 줄 알고 그만둠이 어떠한가」




최근 김천남면 일대에 건립되는 KTX 고속철 역사명칭이 사필귀정으로 “김천역”으로 확정된 것과 관련하여 구미에서 크게 반발하고 나서자 국토해양부는 다시 “김천구미역”으로 부르기로 했다고 한다.




이는 역사명칭을 확정한지 하룻만에 번복한 일로 구미지역 실력자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예로부터 산 좋고, 물 좋기로 유명한 김천은 사통팔달의 교통의 요충지로서 이미 조선말기에 평양, 강경과 더불어 전국5대시장의 하나로 경남 거창, 전북 무주, 충북 영동, 경북 상주 등 인근지역 4도를 아우르는 방대한 상권을 형성하는 큰 상업도시였다.




이후 김천역이 설치되고 한때 김천인구가 21만명에 달하며 이 일대를 호령할 즈음 구미인구는 2만명에도 못미치는 소읍에 불과했으며 김천상권의 변방으로 있으면서, 구미읍민 중에는 김천장터에 구경 가서 국밥을 먹어보는 것이 소원이었다는 사람도 있었다.




이러던 구미가 순전히 박정희 대통령이 만든 정책공단의 덕분으로 지금과 같은 경제규모로 커졌다고 해서, 이제 와서 인구가 김천보다 많고 힘이 좀 붙었다고 해서, 아무 명분도 연고도 없는 마치 남의 집 대문에 자기 문패를 갖다 달려하는 오만함과, 부부가 누워있는 안방에 쳐들어와 비집고 드러눕는 오랑캐같은 행위는 동서고금을 상고해봐도 해괴하기 짝이 없다.




과연 구미가 구미경계에서 자그마치 11.9Km나 떨어진 KTX 김천역사에 구미라는 명칭을 갖다 붙이려는 저의는 무엇이란 말인가?




표면적으로는 KTX 이용객의 70%정도가 구미시민이 이용할 것 같고, 역사건립비용을 얼마간 부담하기 때문이라 한다면, 정말 이 이유가 전부라면 이는 정말 어처구니없고 정신 나간 짓이 아닐 수 없다.




첫째, KTX역사가 구미인근 김천땅에 건립되어 이용이 편리하게 되었다면 도시락을 싸들고와서 고맙다고 하면 그만이지, 이용 많이 한다고 명분도 없이 역사명칭을 달라고 한다면 서울의 경제권에 종속하고 있는 경기지역 여타 도시들은 모조리 지명뒤에 부천서울, 김포서울, 고양서울, 수원서울 등 서울이란 명칭을 지명뒤에 붙여야 옳다 말인가?




둘째, 역사건립비용은 우리가 요구한 것도 아니고 구미 스스로 얼마간 부담하기로 했던 것이고 부담하기 싫으면 구미 부담분을 경상북도와 김천이 반반 부담하던지, 그것도 어려우면 김천에서 전부 부담하면 그만이다.




그렇다면 이제 구태여 김천땅에 구미명칭을 갖다 붙여야 될 명분은 무엇인가?




주체할 수 없이 힘이 남아돌아 한국땅 독도를 빼앗으려는 일본의 야욕적인 행위와 김천시민이 원하지도 않는데 상식이하의 강압적인 방법으로 남의땅에 문패를 달려하는 행위와 무엇이 다른지 구미에게 정녕코 묻고 싶다.




  벼가 익으면 고개를 숙인다.




오늘날 구미의 경제성장 뒤에는 피눈물나는 김천의 희생이 있었음을 기억해야한다.




박 대통령이 정책공단으로 억지로 구미를 키우지 않았다면 김천이 구미보다 지금쯤 훨씬 더 큰 도시가 되었음을 망각해선 안되기 때문이다.




구미여~ 돈있다고 힘있다고 김천의 정체성과 자존심을 무너뜨리지 말라.




아무리 우리가 못살아도 최소한 조상님과 부모님이 물려주신 함자는 더럽히지 않고 오롯이 지키며 살고 싶은 것이 김천의 소박한 꿈이다.




더 이상 김천을 우롱하고 희롱하지 말라.




구미가 상전벽해하여 김천보다 커졌듯이 훗날 김천이 구미보다 몇배 더 커질 수 있음도 명심해야 한다.




우리는 지각있는 구미 지성인의 의식을 굳게 믿으며 지금도 우리 김천시민은 최소한 구미시민과 서로 화합하며 서로 잘 살수 있는 그날을 기도하며 살고 있음도 기억해 주기를 바랄 뿐이다.




  구미여! 일부 정치집단의 이해를 뛰어넘어 성숙하고 양심있는 진정한 구미의 본모습으로 하루빨리 돌아오기를 진정코 기대한다.






이 호 영  김천상공회의소 사무국장


(전 김천고속철역사유치 범시민추진위원회 기획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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