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부터 3일간 김천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열린 야생초 전시장에서 허성(46세)씨를 만났다.
“고사리, 여뀌 등 산이나 들판의 풀도 화분에 옮겨 심어 잘 가꾸면 훌륭한 작품이 됩니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이렇게 아름다운 야생초를 가까이 하고 살면서도 그 소중함을 모르고 지내기 때문에 볼거리 제공과 자연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워주기 위해 전시회를 마련했습니다.”
올해로 세 번째 야생초 전시회를 마련한 김천시생활원예연구회 허성 고문의 말이다. 2001년 야생초에 관심 있는 14명의 회원으로 김천시생활원예연구회를 설립하고 초대 회장을 맡아 지난 7월까지 회를 이끌어온 허성 고문은 “야생초에 관심 있는 시민이 늘어 이번 전시회 참여 회원수가 28명에 이른다”고 자랑한다.
31년 전인 1977년 공직에 첫발을 들여놓은 이래 오늘에 이르기까지 외길 공직의 길을 걸어온 허성 고문. 현재 감천면사무소에 근무하는 허 고문이 야생초를 가꾸기 시작한 것은 20여년 전이다. 일곱 살 된 딸을 불의의 사고로 잃어 슬픔을 달래기 위해 평소 좋아하던 야생초에 관심을 가진 것이 계기가 됐다.
“시골 태생이라 그런지 야생초를 가꾸는 것이 제 적성에는 맞습니다. 이번 전시회에는 제가 취미로 가꾸는 분재수와 같은 100여종의 야생초 중 옻나무, 꿩의 비름, 해구, 구절초, 고사리, 삼지구엽초 등 20여점을 선보였습니다. 고사리는 붉은 잎과 새잎이 세대교체를 하는 것까지 보여주어 제가 가장 매력을 느끼는 야생초입니다. 제가 알기로 우리나라엔 340여종의 고사리가 자생하고 있고 이 가운데 학계에 보고된 것만 해도 80여종이나 됩니다. 가지 셋에 잎이 아홉인 삼지구엽초 역시 숫염소가 특히 좋아하는 스태미나에 좋은 야생초지요.”
부항면 어전리 출신으로 남산동에 주택을 마련해 야생초와 분재를 가꾸는 허성 고문에게는 나무 둥치와 뿌리, 옹기그릇 깨진 것 등 버려진 것도 생명 있는 작품이 된다.
“야생초를 하는 것은 산이나 들에 있는 것을 자기 집으로 가져와 보고 즐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멸종돼가는 것을 자연 속 제 자리로 돌려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야생초를 하자면 어느 정도 넓은 공간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아파트 생활하는 분들이 많이 할 수 없는 단점도 있지만 몇 가지만이라도 꼭 취미로 하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김천시생활원예연구회 회원들은 김천시농업기술센터가 마련해준 2동의 비닐하우스에서 야생초를 가꾸기 때문에 어려움이 없다”고 알려주는 허성 고문은 취미활동에도 내조를 잘 해준다는 부인 이수자씨와의 사이에 두 아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