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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복희(92세. 대구) 할머니는 남편 생각에 잠시 눈물을 비치기도 했지만 함께 충혼탑을 찾은 딸과 손자손녀, 증손자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우리 영감님이 6·25사변에 참전해 세상을 떠난 나이가 당시 29세였어요. 내 나이는 26세였고 지금도 그렇지만 참으로 황망했지요. 참으로 힘들었지만 내에 남겨준 선물인 우리 딸을 보면서 열심히 살았어요. 그래서 오늘도 이렇게 우리 딸이랑 그리고 우리 딸이 낳은 손주들과 또 증손자까지 함께 충혼탑을 찾아왔네요. 먼저 간 그 사람도 함께 찾아온 우리를 보면서 좋아하고 있을 겁니다.”
관심을 가져주는 것만으로도 연신 “감사하다”고 말하는 권복희 할머니를 대신해 함께 온 손녀가 말했다.
“충혼탑에 들어서면서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석한 것을 보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고 또 정성스럽게 행사를 준비해 놓아 감사합니다. 다만 저희 할머니처럼 미망인분들과 참전유공자 등 이날 행사의 주인공인 분들이 오셔야 하는 행사인데 연세 많으신 분들이 오시기에는 길이 험해 걱정이 됐어요. 저희처럼 가족들이 모시고 오신 분들은 괜찮지만 혼자 오신분들도 있는데 배려가 필요해 보였어요.”
권복희씨는 마지막으로 부탁의 말을 잊지 않았다.
“이제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당사자인 우리는 가고 그 가족만이 남게 될 터인데 우리와 같은 마음으로 이곳을 찾지는 못하겠지만 우리 아이들이 또 모든 젊은이들이 마음 한쪽에 우리 영감을 비롯해 호국영령들의 넋이라도 기려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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