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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천신문 |
강병렬(65세)씨가 제63회 ‘문학예술’ 신인상 당선으로 문단 등단을 했다. ‘문학예술’ 겨울호에 ‘질서교육’, ‘어머니는 오늘도’, ‘미세먼지’ 등 3편의 시를 발표하며 시인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
기러기/ 길 없는 곳의/ 저 대열 좀 봐// 개미/ 일렬로 교행하는/ 저 행렬 좀 봐// 그런데 사람/ 질서 위반하다/ 죽었다는 거 좀 봐// 이것 봐/ 지금/ 하늘 좀 보고/ 땅 좀 봐// 오늘/ 질서교육/ 끝
‘문학예술’ 신인상 당선작 ‘질서교육’ 전문이다.
심사는 이성교(성신여대 명예교수)·이일기(문학예술 발행인) 두 원로시인이 맡았다.
심사위원회는 심사평을 통해 “짧지 않은 기간 시 창작 수업을 한 듯 세편 모두 탄탄하다”고 높이 평가했다. “이 가운데 ‘질서교육’은 경찰관 출신으로 직업의식이 엿보이는 재미있는 작품이며 ‘어머니는 오늘도’는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며 쓴 애틋하게 읽히는 작품, ‘미세먼지’ 역시 ‘질서교육’처럼 간결하면서 명료한 시적 구조가 돋보이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강병렬 시인은 ‘텃밭을 일구듯 시를 보듬고’ 제목의 당선소감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중년이 지나도 설렘의 증상은 여전했다. 순간순간 구름과 하늘, 물과 들꽃은 물론 옷깃을 스치는 바람과 나무까지도 따뜻한 눈으로 보게 된다. 자연의 모습과 소리를 쪽지에 담아 만지작거렸던 습관이 어쩜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일까. ‘시’라는 옷을 입고 장터에 서 있는 기분이며 찜질방에서 나와 찬물을 덮어쓴 것처럼 정신이 번쩍 든다. ‘시인’이라는 고귀한 이름이 내게 너무도 과분하고 시인으로써의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앞선다.”
공단로 느티고을의 강병렬 시인은 경주경찰서를 거쳐 김천경찰서에서 정보보안업무 등을 담당하며 34년 4개월간 재직하고 정년퇴임했다. 김천문화학교 시창작반 수강생으로 텃밭문학회 동인시집 ‘꽃에게 말 걸다’, ‘시간이 머문 흔적’, ‘꽃이 되어 바람이 되어’에 작품을 발표했다. 현재 텃밭문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