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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천신문 |
문정숙(64세)씨가 제6회 ‘한국시원’ 신인상 당선으로 문단 등단을 했다. ‘한국시원’ 2018년 봄호에 ‘바다의 침묵’, ‘단풍이란다, 널’, ‘이유’ 등 3편의 작품을 발표하며 시인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
깊어가는 가을/ 나무마다 홍등 밝히면/ 몰라몰라, 온몸 불태우는/ 네가 있기에/ 가쁜 숨 몰아쉬며 다가간다// 흔들리며 품 찾는 너를/ 양팔 벌려 받아들인다// 걷잡을 수 없이 타오르는 눈빛/ 더 이상 피할 수 없어/ 붉은 입술 훔친다// 마디마디 소슬바람 스며들면/ 갈잎으로 누워/ 너의 향기 받아들인다// 사람이 끌 수 없는 홍등/ 온데 걸려있다
당선작 ‘단풍이란다, 널’ 전문이다.
심사는 김송배 시인을 심사위원장으로 정순영·정성수·임병호·허형만 시인이 맡았다.
심사위원회는 “문정숙의 응모작품은 그가 투영하는 외적 사물과 내적 관념의 이미지가 현재의 삶과 상통하는 시법(詩法)이 뛰어나다”고 높이 평가했다. 또한 “탁마(琢磨)된 시어에서 ‘말 못할 아픔 있어/ 시퍼렇게 멍든 채/ 입 다물고 누웠을까’라는 ‘바다의 침묵’과 ‘사람이 끌 수 없는 홍등’(‘단풍이란다, 널’)’, 그리고 ‘맑게 비워진 영혼까지/ 세월이 비켜간 모습(’이유‘)’ 등의 어조는 그가 앞으로 시와 인간의 접목을 통한 시정신의 발현이 넘쳐나고 있다”고 했다.
문정숙 시인은 “설익은 시를 나무라지 않고 시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이름표를 달아준 심사위원과 ‘한국시원’에 감사드린다”고 기뻐했다. 아래는 문 시인의 당선소감 일부분이다.
“시는 언어를 통해 시심을 담은 사물을 여러 가지 빛깔로 표현할 수 있는 묘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삶도 아름답게 표현하면서 위로 받고 희열을 맛보기도 하며 빠져들게 한다. 시상이 떠오르지 않을 때는 고열에 시달리듯 온몸을 떨기도 하지만 시심이 메마르지 않는 진정한 시인으로 살아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천문화학교 시창작반과 백수문학관 시·수필반 수강생으로 다년간 시 창작 수업을 해온 문정숙 시인은 여울문학회 동인시집 ‘햇살 가득한 시밭’, ‘계절 방지턱’ 등에 작품을 발표해 호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