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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진정 주인공을 위한 행사인가?

정효정 기자 입력 2018.06.25 09:30 수정 2018.06.26 09:30

25일 문화회관 대강당에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 걸고 전쟁에 참전한 분들을 위한 행사가 열렸다.

68주년 6·25전쟁 기념식이란 이름을 걸고 행사를 가졌다. 당연히 이날 행사에 주인공은 6·25참전 유공자들과 유족 등 관계자들이다. 행사의 취지는 참으로 좋다. 희생으로 지킨 대한민국과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가 존재할 수 있도록 죽음을 불사하며 승리의 불을 밝힌 참전용사들의 희생에 감사하는 내용이니 말이다. 감사함을 전하기 위한 식전공연으로 어르신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고 또 모두가 유공자 이지만 그 중에서 일부를 선별해 감사패도 전달했다.

하지만 진정 이날 행사가 주인공들을 위한 행사인가?”하는 물음을 행사를 마무리하며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행사가 끝나고 참석했던 참전 유공자들이 자리를 떠나는데 입구 쪽에 많이 서있던 군복을 입은 봉사단체 회원들을 비롯해 누구 하나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부축하는 이도 없고 참석한 단체 회원들은 너도나도 기념사진 촬영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건 잘못 됐다는 확신이 들었다.

기념사진 촬영 또한 아이러니 하다. 호국보훈 관계자들의 기념 촬영이 잘못됐다 말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진정한 주인공인 참전용사들을 한자리에 모시고 기념사진 촬영을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런 생각은 비단 나 하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촬영이 진행되면서 행사장 내에 남아 있는 이들 사이에서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대화 내용이 들렸다. 꼭 호국보훈에 달에만 이분들을 위한 처우개선 등이 수면위로 올라오는 것도 문제겠지만 6월 만이라도, 이분들을 위한 행사라는 이름을 걸었다면 진정한 주인공을 위한 배려를 부탁해 본다.

씁쓸한 마음으로 행사장을 나오며 얼마 전 만난 6·25참전용사 한분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어르신은 나를 비롯해 우리 참전용사들은 머리에 쓰고 있는 이 모자를 훈장처럼 생각하지만 내가 살아있는 동안 지금을 살아가는 또 미래를 열어갈 이들에게도 인정받는 진정한 훈장이 될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하던 그 뜻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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