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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종합

가사(歌辭) 「조선건국가」 발굴

김천신문 기자 입력 2021.02.18 13:45 수정 2021.02.19 13:45

김천의 남성 ‘금릉초인(金陵樵人)’이 쓴

김천의 남성 ‘금릉초인(金陵樵人)’이 쓴
가사(歌辭) 「조선건국가」 발굴


‘금릉초인’은 누구인가           
예의 금릉지방 남성이 지은 것으로 보이는, 역사와 사회에 대응해 창작된 가사 「조선건국가」 가 발굴 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8·15 해방 직후 창작된 가사작품은 총 10여 편이 있는 것으로 발굴, 조사되고 있는데 가사문학을 연구하는 옥원숙(김천 율곡동 거주. 부경대 대학원 석사과정) 씨에 의해 김천지방에 알려지고 있다. 제목이 「조선건국가」 또는 「됴션해방가」, 「대조선독립가」 등으로 전하는 이 가사는, 이본이 필사본과 활자본을 합쳐 적어도 5편 이상이 될 것으로 밝혀진다. 해방 공간에서 창작된 가사들은 대부분 이본이 없이 유일본만이 전하는데, 이에 비하면 「조선건국가」는 같은 부류의 가사작품 중에서 매우 활발하게 향유돼 온 작품으로 학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조선건국가」 중의 한 이본은 소장자가 전 대구한의대 조춘호(2018년 작고) 교수인 것도 있다. 조 교수는 김천 태생으로 김천고교, 경북대 국어교육학과를 졸업, 대구한의대에 재직했던 고소설 및 가사 수집가였다. 이 가사는 작품 끝에 ‘금릉초인(金陵樵人)’이라는 필명으로 저자를 밝히고 있다. 아마 예의 금릉지방 남성인 것으로 추정되는 바 그 실명이 누구인지 주목된다.
「조선건국가」는 조선의 건국과 을사년을 기점으로 해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일, 일제 강점기의 민족적 치욕과 해방의 기쁨을 시간적 순서에 따라 서술하며 나라와 민족을 위해 모두 힘을 모을 것을 힘주어 말하고 있다. 부경대 고순희 교수는 ‘경술국치와 국외 망명자, 순국자, 세계대전과 공출로 인한 대한인의 고통과 징용, 징벌, 보국대, 의용대로 끌려간 청년과 해방 노인의 기쁨을 서술한 문학사적 의의를 지닌 작품’이라고 그 의의를 논한다. 2행 4음보 총 139구로 된 국한문혼용체의 이 가사는 봉화, 청송, 안동, 달성, 구미지방으로 전파되면서 대동소이한 이본들이 여럿 탄생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가사의 서두와 말미는 이러하다.

“조흘시고 조흘시고
우리 조선 조흘시고

가엽서라 우리 동포
야만족 된단 말가

침상편시 춘몽중에
새벽문이 열렷서라

천운순환 무왕불복
만고애 역력하다

백두산이 다시 높고
한강수가 맑아서라

일진풍 오난 머리
독립성이 들날이니

(중략)

우순풍조 금년추사
시절조차 대등하니

함포고복 하지 말고
절용절식 하여보세

만세만세 만만세
조선독립 만만세

건국준비 일길량진
독립만세 불러 보세

金陵樵人 自放”

‘금릉의 나무꾼(金陵樵人)’이란 필명을 쓰는 남성이 썼다고 했으니 그는 우리 고장 거주자인 것으로 보인다.
경상북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의병을 배출한 고장이다. 해방 공간에 대응한 가사문학 작가 대부분이 경북지역 인물들이었다. 「조선건국가」 는 근대 이후 한국전쟁 때까지를 쇠퇴기로 보아온 기존의 시각을 재고해 보게 하는 실증적 작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8·15 해방을 즈음한, 가사문학 창작 및 향유가 거의 경북지역으로 한정, 지속된 것은 우리 가사문학 연구에는 물론 현대사 연구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가사 「조선건국가」에 관한 자료나 정보가 추가로 나타나면 김천신문사로 제보해 주길 옥원숙 씨는 원하고 있다.

민경탁 논설위원

 







가사연구가
옥원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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