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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일반 종합

삶의 여백을 채워줄 고품격 인문학 강좌

전영수 기자 입력 2022.06.10 09:40 수정 2022.06.14 09:40

유학(儒學) & 옛 그림 읽기 - 아는 만큼 보인다!

김천에 시민들의 삶의 여백을 채워줄 고품격 인문학 강좌가 있다. 직지사불전한문 승가대학원에서 시작된  ‘유학’ 강좌와 ‘옛 그림 읽기’ 강좌가 바로 그것이다.

2014년, 절집을 짓는 것보다 인재 불사가 더 중요하다는 주지 흥선 스님의 원력으로 직지사 불전한문승가대학원을 개설했다. 승가대학원은 국내 최고의 교수진을 초빙하여 유불도(儒佛道)를 스님과 재가자에게 가르쳤다. 3년간의 강의내용은 금강경오가해, 구사론, 유식, 도덕경, 장자, 대학, 중용, 논어, 맹자, 사기, 대승기신론, 법화경, 금강삼매경론, 원각경, 화엄경이였다.

그러나, 2017년 직지사 주지 스님이 바뀌면서 승가대학원이 문을 닫았고, 2017년 3월부터는 매월 한 차례씩 삼락동 소재 경북보건대학교와 남산공원 내 김천시립미술관에서 2개의 강좌가 각각 이어져 왔다. 강사 두 분은 서울과 남원 실상사 약수암에서 바쁜 시간을 쪼개어 온다.

↑↑ 이광호 (전 ) 연세대학교 철학과 교수, 국제퇴계학회장
먼저, 국제퇴계학회장으로 퇴계학의 일인자인 이광호 (전)연세대 철학과 교수의 유학강좌이다. 서울대에서 서양철학을 전공하다가, 향교에서 대학과 중용을 배운 뒤에 동양철학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저서로 <퇴계집>, <성학십도>, <근사록집해 1, 2>, <이자수어>, <옛사람들이 엮은 마음 닦기>, <퇴계와 율곡, 생각을 다투다> 등이 있다.

2016년, 직지사 주지 흥선스님의 초빙으로 직지사승가대학원에서 <도덕경> <장자>를 가르쳤고, 2017년부터 경북보건대학교 측의 강의실 제공으로 매달 첫 번째 목요일 오후 2시-4시 <대학>, <중용>, <학기>, <고문진보>, <성학십도>에 이어 <논어>를 강의하고 있다.

강의를 수강하는 이들의 모임을 ‘복초회(復初會)라고 부른다. 복초란 <대학장구>에 나오는 “학자당인기소발이수명지(學者當因其所發而遂明之)이복기초야((以復其初也) 즉, 배우는 자가 마땅히 그 발하는 바를 밝혀서 그 처음을 회복하는 것이다.”에서 따왔다. 유학은 삶에 밀착된 고도의 자기성찰적 지혜로 가득한 보고이다. 옛것을 익혀 오늘을 사는 지혜를 얻을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 흥선 스님 (전)직지사 주지, 문화재 위원
두번째 강의는 흥선 스님의 ‘옛그림 읽기’ 강좌다. 스님은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셨고, 전 직지사 주지이자, 문화재위원이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저자이자, 문화재청장을 지낸 유홍준 교수와는 결이 다른 섬세함과 풍성한 문화재 해설과 답사로 유명하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사료가치가 있는 석비를 탁본하고, 탁본한 글을 해석하고 정리하느라 여념이 없다. 스님의 탁본은 세밀하며 입체적으로 현장에 가서 실물을 직접 보는 것보다 더욱 선명하고 아름답다.

남산동 소재 김천시립미술관에서 매달 세 번째 토요일 오후 2시-4시에 강의를 한다. 수강생들의 모임 명칭은 ‘삼토회(三土會)’이다. 셋째 토요일에 모여서 공부한다는 의미다. 빔프로젝터로 고화를 감상하며 제발을 해석하고 관련된 한문을 공부한다. 문화재, 미술, 역사, 철학, 고전 등을 종횡으로 누비면서 쉼없이 삶의 이야기를 풀어내신다.

앎이란 것이 얼마나 즐거운 유희가 될 수 있는지 온몸으로 체득한다. 스님의 어록 중 “공부만큼 재미있는 것이 어디 있나?”라는 것이 단연 압권이다. 저서로 <답사여행의 길잡이-경북북부> <답사여행의 길잡이-가야산과 덕유산>, <무명의 바다를 밝히는 등대, 석등>, <맑은 바람 드는 집>, <일 줄이고 마음 고요히> 등이 있다.

이금미 독자의 기고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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