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의 맛이 제대로 나타나는 10월. 그중에서도 20일을 전후해 대구와 경북인근의 사과는 최고의 맛과 품질을 자랑한다.그동안 발렌타인 데이와 화이트 데이로 사랑의 마음을 전해왔다면 10월 24일만큼은 사과(APPLE)로 그동안 화해하고 싶어도, 사과하도 싶어도 하지 못했던 이들에게 화해의 마음을 전해보자.
매년 10월 24일을 이웃에게 사과하는 날, 즉 애플데이로 정하고 나의 무심한 말 한마디에 상처받았을 누군가에게, 바쁜 핑계로 외면했던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도움을 받고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전하자는 운동을 펼쳐오고 있는 김건찬 총장(학교폭력예방센터 사무총장).
“이날은 선생님이 제자들에게, 청소년들은 다른 친구들에게 정성스럽게 포장된 사과 한 알을 선물하고, 일찍 퇴근하시는 아버지의 손에는 사과바구니가 들려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Apple Day에 사과를 매개로 대화가 살아나고 자신이 엮는 인간관계를 뒤돌아보는 뜻 깊은 날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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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레이크뉴스 대구.경북 |
그의 2008년 가을도 그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즐거운 학교, 사랑이 있는 가정,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 가자는 열정과 희망에 가슴 설레인다. 그는 애플데이 하루를 남겨놓고 대구 동구의 한 초등학교를 찾았다. 하루 전이기는 하지만 하루라도 먼저 사과하고 이해하는 분위기를 만들자는 뜻에서였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과 정이 많기로 세계 제일입니다. 정이 많다 보니, 조그마한 아쉬움이 섭섭함과 미움으로 자라납니다. 이러한 미움의 감정은 부모에게서 자식에게로, 친구에게서 또 다른 친구에게로 옮아가며, 결국에는 그러한 감정이 흐르는 사회 분위기를 낳습니다. 우리사회는 어른이고 아이고 간에 사소한 오해에서 비롯된 갈등을 폭력적으로 해결하려는 미숙함이 있는 게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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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초․중․고등학교 청소년들 사이의 폭력(학교폭력)도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하는 사이 우리 사회에 이미 퍼져버린 이런 미움과 질투와 시기의 감정에서 비롯됩니다. 이에 우리는 우리 안에 남아있는 이러한 미움의 감정들을 청소하고 우리의 삶을 아름답게 가꾸기 위해서 일 년에 하루를 화해의 날(매해 10월 24일, Apple Day(謝過)의 영어발음)로 정하여 기념하고자 합니다. 나의 무심한 말 한마디에 상처받았을 누군가에게, 바쁜 핑계로 외면했던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도움을 받고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사과로 마음을 전하여 즐거운 학교, 사랑이 있는 가정,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 가고자 한다”고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23일 신천초교에 이어 24일에는 서구 비산동에 있는 비봉초등학교를 찾아 우리 어린 친구들에게 화해와 사랑, 그리고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엽서를 보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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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24일인가.
10월 24일을 애플데이로 정한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우선 우리나라 계절 중 10월은 사과의 맛과 향이 가장 좋은 계절이다. 그리고 혼자가 아닌 둘이서(2) 사과하는(4) 날이라는 뜻으로 24일로 정해졌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미국에서는 이미 지난 1989년부터 매년 4월2일을 화해하는 날(Reconciliation Day)로 지켜오고 있다. 이때만큼은 미국에서도 화해의 날 창시자인 Ann Landers(안란덜스)의 뜻에 동참해 의미있는 의식을 치르기도 한다.
국내는 지난 2000년 학교폭력예방센터가 학교폭력 가해자들의 진정한 사과와 반성을 통한 피해자와의 아름다운 화해의 목적으로 사과를 매개체로 삼아 사과데이로 시작했다. 이후 2002년 경북농협과 능금조합의 후원으로 애플데이 선포식을 가졌고, 2003년에는 안심하고 학교 다닐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안심사과 전달식을 갖기도 했다. 단순한 행사 외에 고유의 사과 이름 찾기 운동을 전개하는 한편, 애플데이를 통한 사과 판매 촉진운동으로 사과과수 농민들의 소득에도 기여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