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문화원 주관으로 지난 13일과 15일에 구성면 상원리 방초정과 나화랑 생가 봉계 황산댁에서 두 차례의 고택 음악회가 열렸다. 여름의 끝자락에 열렸던 고즈넉한 고택 음악회는 가을의 문턱에 들어서는 힐링의 여유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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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초정 고택음악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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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방송 ‘TBC 고택음악회’ 제작진은 고택(古宅)은 현대인들과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으로, 단순한 풍경으로 머물지 않고 지역민 참여형 음악 감상소이자, 깊은 울림이 있는 새로운 창작공간으로 그 의미를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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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산댁 고택음악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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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 음악회 공연을 보면서, 고택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는 내용을 적고 싶었다. 어떤 이에겐 고택은 단지 옛날 집이 아니라, 어쩌면 돌아가고 싶은 고향과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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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면 기를소재 성산여씨 하회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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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묵히 오랜 세월을 지내 온 고택은 우리네 삶의 숱한 비밀을 간직하고 있을 테지만, 고택은 단지 오래된 집이란 의미 그 이상을 갖는다. 한자리를 꿋꿋이 지켜 온 고택은 전통가옥의 원형을 보여 줄 뿐만 아니라, 그 속에 살다 간 사람들의 다양한 사연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고택은 자리 앉음새, 규모, 모양새가 중요한 세 가지 요소인데, 특히, 땅이 시키는 대로 건물을 배치하는 ‘자리 앉음새’가 중요하다. 대체로 고택은 자연 순응형 설계의 주거공간으로 자연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그 속에 인간과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든 집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규모와 모양새에 대해 삼국사기 백제 본기와 조선경국전에 ‘검이불루(儉而不陋) 화이불치(華而不侈)’라는 내용이 있다. 즉, 검소하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나 사치스럽지 않는 건물을 중시한 선조들의 소박한 마음이 녹아 있다.
목재를 기본으로 한 건축물인 고택은, 먼저 돌로 네모반듯하게 다듬은 기단으로 하부를 다지고, 벽은 흙과 나무를 섞어서 만들었다. 단층 건물인 고택은 바깥쪽에 낮은 기둥인 평주를 세우고 내부에는 높이가 높은 고주를 세워 고주 위에 대들보를 걸치고 고주에서 평주 사이를 툇보를 걸어 집의 뼈대를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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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공식 공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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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포식 공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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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둥 위에 짜이는 공포(栱包/처마 끝의 무게를 받치기 위하여 기둥머리에 짜 마추어 댄 나무쪽)는 건물의 격식을 돋보이게 하는 중요한 요소로 새 날개처럼 생긴 곡선 치장을 한 익공식(翼工式)과 작은 부재들을 복잡하게 짜서 처마 밑을 화려하게 치장하는 다포식(多包式)이 주로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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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진각 지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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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배지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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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작지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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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건물의 지붕은 우진각 지붕과 팔작지붕이 기본으로 쓰였는데, 맞배지붕에서 사방에 추녀가 길게 내려오는 우진각 지붕보다 세 모서리에서 추녀가 하늘로 치솟듯 위로 솟구치는 팔작지붕이 주로 사용되었다. 우진각 지붕의 경우 궁궐 정문 같은 곳에서 주로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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솟을대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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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이 지어지면 건물 이름을 짓고 솟을대문에 현판을 달았다. 현판에는 법칙이 있다. 중요한 건물은 검은 바탕에 금색 글씨, 격이 조금 낮은 건물은 검은 바탕에 흰색 글씨, 출입문 같은 곳은 흰 바탕에 검은 글씨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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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살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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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의 창문은 대체로 세살창이다. 수직 창살에 가로 방향의 살이 위아래와 가운데 교차하는 세살창은 전통가옥의 특징이다. 창문은 문합이라고 하여 여러 짝으로 이루어진다. 또한 칸은 건물 규모와 관련이 있다. 집의 기초가 되는 기둥과 기둥 사이가 칸이다. 방과는 다른 개념이다. 통상 방보다 칸이 많다. 정면 4칸, 측면 2칸 집은 '4×2=8'로 8칸으로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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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굴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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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자형 문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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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뚝을 어른 키보다 낮게 설치한 것은 여름에 낮게 깔린 연기로 모기를 쫓는 기능을 하고, 높게 연기를 날려 보내지 않음으로써 배고픈 서민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하지 않으려는 양반가의 겸양이 반영된 것이다. 건물과 건물 사이 문턱은 넓은 U자형이다. 이는 치마를 입은 여인네들이 치맛자락을 걷어 올리지 않고도 문턱을 넘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산(山)을 뒤로하고 대지(大地)와 물을 바라볼 수 있는 양지바른 곳, 길을 가다가도 잠시 앉아 쉬어가고 싶은 아늑한 곳에 자리한 고택은 고고한 자태를 은은히 퍼지는 향기처럼 뿜어낸다. 앞마당과 뒷산의 어우러진 집의 앉음새를 보면 나지막한 산이 양팔을 벌려 집을 끌어 안 듯 감싸고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