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임진왜란이란 고통스런 국난극복을 위해 승병(僧兵)을 일으켜 나라를 구한 사명대사를 기리는 문화대제전이 스님의 출가사찰이자, 그의 자취가 서린 동국제일가람 황악산 직지사에서 펼쳐졌다.
호국성사 사명당 문화대제전은, 대한불교조계종 제8교구본산 직지사 개산 1600년을 맞아 사명당의 ‘구국제민’사상을 계승하자는 취지로 지난 2018년 처음 개최했다. 코로나19 여파로 3회와 4회 행사는 약식으로 진행되다, 3년 만에 산사음악회를 포함한 대규모 축제로 다시 마련됐다.
1544년에 경남 밀양에서 태어난 사명당(四溟堂) 유정(惟政)스님은, 1556년 유촌 황여헌에게 유학을 배우기 위해 황악산 아랫마을을 찾았고, 이 일이 인연이 되어 직지사에서 출가사문의 길로 들어섰고 신묵(信默)화상의 제자가 되었다. 출가 3년에 조선 중종 때 부활된 제5회 승과에 합격한 사명스님은 서른의 나이에 직지사 주지를 맡아 중생교화에 나서기도 했다.
임진왜란 당시 스승인 서산대사(西山大師) 휴정(休靜)의 격문을 받고 풍전등화에 처한 나라를 구하기 위해 승병을 일으켜 전장에 나섰고, 4차례의 일본과의 강화회담을 통해 일본으로 건너가 포로로 잡혀갔던 동포 3천여 명을 구해 돌아온 중요한 외교적 성과를 거두었다.
2022년 제5회 호국성사 사명당 문화대제전은 헌향재로 막을 올렸고, 직지사 신인문학상 공모와 사명대사 추모 백일장 당선작을 발표하고 시상식도 가졌다. 신인문학상은 부영우씨, 박성희 작가가 시부문과 단편소설 부문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추모백일장은 태장고등학교 김나경 학생이 대상을 수상했고, 9명의 학생이 입상했다.
그리고 문화대제전의 대미는 산사음악회로 장식했다. 직지사 만덕전 앞 특설무대에서 진행된 산사음악회는, 초청가수인 장구의 신 박서진, ‘막걸리 한잔’의 강민, 은가은, 국민가수 박창근, ‘사랑의 배터리’ 홍진영 등 인기가수들이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이며, 김천시민들에게 안온한 힐링타임을 제공했고, 깊어가는 가을저녁의 산사정취를 만끽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