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2회 월간문학(月刊文學) 신인 작품상 시조 부문 당선작
월명 – 성모의 집
박 병 래
밤하늘 뭇별들이 하나씩 사라지면
희미해진 그믐달 흘러간 서쪽에서
이슬에 젖은 목련꽃
반짝반짝 눈 뜨고
악몽이 뭉글거린 어느 해 겨울처럼
혼자 몰래 웃자란 외로웠던 생각들
요양원 벤치에 앉아
복사뼈를 만진다.
심사평 – 심사위원 권 갑 하
박병래의 “월명 – 성모의 집”은 김천시 남면에 있는 노인전문요양병원이다. 이 작품의 미덕은 노인요양병원의 풍경을 간접화한 점이다. 노인 문제의 사회적 메시지나 그늘의 노출이 아닌 목련 이미지로 그믐 뒤의 ‘반짝반짝 눈 뜨’는 희망을 암시하고, ‘악몽’과 ‘외로웠던 생각들’도 ‘요양원 벤치에 앉아/복사뼈를 만진다’는 감각적 표현으로 간접화하고 있다. ‘말하고 보여주라’는 시 창작의 기본에 충실한 작품이라 할 만하다.
작가의 당선 소감
세상에 쓰레기를 또 보탤까 많이 망설였습니다. 호미곶에서 당선 소식을 받고 먹먹했습니다. 세상이 필요로 하는 위로와 희망의 글을 열심히 쓸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시 세계로 안내해주신 이교상 선생님 감사합니다. 저의 작품을 좋게 봐주신 심사위원님께도 감사 인사 올립니다.
☞ 작가 박병래는 천주교 대구대교구에 소속된 김천 황금동 성당 주임신부로 봉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