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햇살이 유난히 빛났던 불기(佛紀) 2567년 3일 오전 10시, 직지사 경내에서 석조(石造) 관세음보살 입상 점안식 법회가 봉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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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사 석조 관세음보살 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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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사 포교국장 덕종 스님이 사회를 본 점안 법회는, 황산 해창 대종사, 신산 법성 대종사, 벽담 청안 대종사, 서담 효담 대종사 등 큰 스님들을 증명 법사로 모시고, 불교전통방식에 의한 병법 보천 스님과 노전 혜산 스님의 집전으로 점안 의식이 봉행되었다.
법회 의식을 봉행한 후, 황산 해창 대종사, 신산 법성 대종사, 벽담 청안 대종사, 서담 효담 대종사, 의성 천불선원 선원장 스님, 장명 직지사 주지 스님, 무영 법매 수다사 주지 스님, 남기일 불자 내외, 김용길 불자 내외 등이 관세음보살을 덮은 천을 벗기자, 찬연히 드러난 관세음보살 입상의 고결한 모습에 운집한 200여명의 사부대중들은 차오르는 환희를 억누를 길이 없어서 합장한 채 “아!”하는 찬탄을 하였다.
점안식은 단순한 사물을 영험을 나타내는 신앙 대상이 되도록 신성(神性)을 불어 넣는데 있다. 즉, 점안식은 불교의 불구를 신앙의 대상으로 격상시키는 의례로서, 개안광명진언(開眼光明眞言), 안불안진언(安佛眼眞言), 관욕진언(灌浴眞言), 시수진언(施水眞言), 안상진언(安相眞言) 등으로 부사의(不思議)한 힘을 얻게 된다. 또한 벽사(辟邪)의 의미로 팥을 던지기도 했다.
개안 절차 후 불상으로서의 증명받는 증명의식이 이어졌고, 점안식에 사용했던 오색실을 고승대덕들이 가위로 잘라 참석한 불자들에게 나눠 주었다. 이는 부처님의 손에 감은 오색 광명이 오색실을 통해 중생에게 전달되고, 이를 지니면 행운과 길상이 함께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사부대중들은 반야심경 봉독을 마치고 만덕전으로 이동해 법륜도 친견 의례를 행함으로써, 석조 관세음보살 입상 봉안 점안 법회와 법륜도 봉안 법회를 모두 마쳤다.
한편, 직지사 주지 장명 큰 스님은 석조 관세음보살 입상 조성 연기문(緣起文)을 통해, 2008년 석장(石匠) 故 박상용 거사와의 소중한 인연을 소개했다. 한담(閑談) 중에 ‘직지사 노천(路天) 불상’이 없음을 언급했는데, 3년이 지난 2011년 ‘자비로운 미소에 원만한 상호’를 갖춘 관세음보살 입상이 완성됐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능력도 부족했고, 또한 2012년 연화사 주지로 떠나게 되어 아쉬움만 가슴에 묻었는데, 2021년 박상용 거사의 아내를 우연히 만나서 남편이 임종할 때 “관세음보살은 장명 스님에게 주어야 한다”라는 유언을 전달해 주었고, 남기일 불자와 김용일 불자의 불사 동참으로 마침내 2023년 직지사에서 점안 법회를 갖게 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관세음보살에 대한 서원을 통해 “일체중생의 이익을 위해 소중한 자산을 쾌척해준 두 분을 비롯해 자신을 ‘허튼소리를 내뱉는 중생이 아니라 물러서지 않는 사람’으로 만들어 주신 여러 인연들에게 감사하다.”라고 말하면서,
“가슴 아픈 이의 목소리에 귀를 열고, 부드러운 손길로 그 상처를 다독이는 관세음보살님, 당신을 우러러보는 모든 이에게 연꽃 같은 향기가 짙게 스미고, 따뜻한 미소가 절로 번져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의 묵은 업장이 눈처럼 녹고, 자비와 연민과 기쁨 그리고 관용이 무럭무럭 자라게 하소서. 저희가 심은 작은 씨앗이 서로 보듬고 서로 이끄는 편안한 세상에서 한 떨기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 세세생생 불국토를 장엄하게 하소서”라며 진솔한 마음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