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살고 있지만, 제대로 알지 못했던 지례(知禮)에 대한 새로운 발견과 탐구의 출발점이 될 김천의 인문 지리지 “지례지”의 출판기념식이 6월 5일 오전 11시, 지례면 도곡리 소재 부항 댐 산내들 공원 게이트볼장에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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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섭 시장과 문창곤 편찬추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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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에는, 김충섭 시장을 비롯해 이명기 시의회 의장, 최병근 도의원, 김흥수 축협조합장, 지용식 대산농협조합장, 문창곤 편찬추진위원장, 김현구 주민자치위원장, 문재원 집필 및 편찬위원장, 문종준, 김철수, 김화섭, 이정배, 문홍연 편찬추진위원, 청악 이홍화 명인, 김세운 (전)시의회 의장, 전현철 지례면장, 박미정 문화예술팀장과 관계 공직자들 및 많은 지례면민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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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악 이홍화 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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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악 이홍화 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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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를 맡은 문홍연 추진위원회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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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홍연 편찬추진위 총무가 사회를 본 이날 기념식은, 청악 이홍화 명인의 “지례여! 영원하라!”라는 퍼포먼스와 시립국악단 풍물패공연에 이어, 국민의례, 경과보고, 감사패 전달(문재원, 이홍화, 박창용), 문창곤 추진위원장 기념사, 내빈축사(김충섭 시장, 이명기 의장, 최병근 도의원), 문재원 편찬위원장 인사, 식후공연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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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립국안단의 풍물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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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립국악단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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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례지’ 편찬과정을 살펴보면, 먼저 2021년 4월 이명기 시의원이 ‘지례지’ 편찬을 제안하자, 동월 지례면 예지원(禮智院)에서 7인 추진위 발족과 함께, ‘지례지’편찬추진위원장 문창곤, 편찬위원장 및 집필에 향토 사학자 문재원씨를 각각 추대 및 일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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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립국악단의 접시돌리기를 받아 접시를 돌리는 김충섭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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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동년 5월 13일, 편찬 비용의 마련을 위해 김천세무서에 지례지 편찬위 고유번호를 등록, 1억6천80만원(시보조금 4,000만원, 수자원부항지사 1,500만원, (주)재영 1,000만원, 지례면민 및 출향 인사 9,580만원)을 모금했다. 2022년 12월 출판사로 동아문화사가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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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로부터) 문재원 편찬위원장, 박창용 동아문화사 대표, 청악 이홍화 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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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편찬사업추진과정에서 1790년 지례 대홍수 당시 지례현감으로 재임하며, 경호천변 제방축조로 홍수방지에 심혈을 기울였던 이채(李采)의 공로를 흠모한 “李公提” 선덕비(善德碑)가 망실된 것을 2023년 3월에 다시 세웠다. 그리고 동년 5월 31일 “지례지”가 출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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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 관련한 인연을 설명하는 문재원 편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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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례현감을 지낸 화천(華泉) 이채(李采)의 본관은 우봉(牛峰), 자는 계량(季亮)이다. 1790년 지례 대홍수로 황폐화된 전답과 백성들의 비참한 생활을 목도(目睹)하고, 경호천변에 1km 제방을 축조했다. 3년의 재임 후 선산 임지로 떠났을 때, 이채의 공로를 기린 ‘이공제(李公提)’ 선덕비가 세워졌지만, 망실됐다. 이것을 2023년, 부면장 김경민의 제안으로 다시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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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H Carr은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이다”라고 했다. 과거의 발자취는 오늘을 살고, 내일을 살아갈 중요한 메시지를 준다. 즉, 공간은 역사를 구조화하는 힘을 부여하기에, 장소에 새겨진 의미를 이해해야 한다. 삶의 모태가 ‘공간’이기 때문에 공간이 없는 삶, 터전이 없는 삶은 존재할 수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지례는 중요한 역사적 공간이다. 그러나 기록되지 않는 공간의 의미는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고 매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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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로부터) 김흥수 축협조합장, 문창곤 추진위원장, 김충섭 시장, 이명기 의장, 최병근 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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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장소(場所)란 지리적 위치(位置)만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삶과 정체성(Identity)에 영향을 주는 의미와 가치가 내포된 공간(空間)이다. 장소는 이런 공간적 관계와 상호작용에 의해 형성되는 역사와 문화의 집합체(Assembly)이다. 그리고 공간과 공간이 만나면 역사(歷史)가 이뤄진다. 윤동주의 내적 고뇌가 드러난 ‘자화상(自畵像)’이란 작품처럼, 어떤 장소에 대한 지리적 호기심으로 그 장소가 보여주는 자화상, 즉 삶에 대한 고뇌 그리고 현실에 대한 의식을 관조(觀照)해보는 것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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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구 주민자치위원장, 전현철 지례면장, 지용식 대산농협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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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례지’는 지례현(知禮縣)의 어제와 지례면(知禮面)의 오늘을 그곳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기억과 앞선 이가 남긴 기록을 통해, 예향(禮鄕) 지례의 문화유산과 자연경관은 물론, 활발하고 역동적으로 변모해가는 현재의 모습을 재조명하고자, 향토 사학자 문재원 선생이 ‘지례의 이야기’를 풀어 써 내려간 “지례의 땅과 사람”에 대한 인문 지리적 저작(著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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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공자 시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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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공자 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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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로부터) 박창용, 문창곤, 문재원, 이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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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추구하는 삶의 가치가 상이(相異)하기 때문에, <어디서>, <어떻게>, <누구>와 삶을 영위할 것인가를 선택하는 것은 어렵다. 현대에 있어서도 삶터를 어디로 선정하는가에 따라, 지위와 경제수준이 달라지기 때문에 택리(擇里), 즉 살만한 터전을 선택하는 것은 어렵다.
‘택리지’, ‘대동지지’ 그리고 ‘한국의 발견’ 등 시대별(時代別)로 저자가 현지를 직접 답사하며, 땅과 사람 그리고 문화를 기록한 인문 지리지가 있다. 그중 택리지는 영조 27년(1751년) 청담 이중환(李重煥)이 30여 년간 현지 답사한 사항을 저술한 것으로, 삶은 자연과 조화롭게 호흡할 것을 강조한 점에서 최초의 인문 지리서로 평가되고 있다.
지례에도 150년 전 저술된 관찬(官撰) “지례현읍지(知禮縣邑誌)”의 필사본이 전해지지만, 체계적이고 객관적으로 지례를 이해할 수 있는 인문 지리지는 없었다. 이러한 지역에 대한 인문학적 갈증과 부족함의 여백을 채우기 위해, 지례면민들은 그들이 태어났고 현재도 거주하고 있는 지례를 직접 다니면서, 경험하고 체득한 ‘자연과 인간의 상호관계’를 향토 사학자 문재원의 머리와 손을 빌려 ‘지례지’를 편찬한 것이다.
문창곤 지례지 편찬추진위원장은 발간 기념사에서, “예(禮)를 아는 사람들이 사는 고장, 지례면은 충(忠)과 효(孝)의 고장이다. 그러나 급속한 도시화로 인구는 감소하고 노령화가 진행되자, 수년 전부터 면민들이 ‘지례 역사를 보존하자’라는 요구를 해왔고, 이에 그 뜻을 받들어 이렇게 ‘지례지’를 편찬 발간하게 됐다”라면서, “지례역사와 지역민들의 생활상을 책으로 기록해, 후대에 남길 수 있어서 기쁘고 자부심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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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 축사를 하는 김충섭 시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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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섭 시장은 발간 축사를 통해, “지역문화는 지역민들의 삶의 궤적을 거름으로 삼아 성장하고 꽃을 피운다.”라면서, “지례 역사와 향토 자원을 집대성해 지례 문화의 개화기를 위한 옥토가 되어줄 ‘지례지’의 출간이 주는 의미는 크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올바른 향토사의 인식은 당면 현안 해결의 단초이자, 미래 발전의 견인차가 된다.”라고 축하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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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 축사를 하는 이명기 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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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례지’ 발간을 제안한 당사자이기도 한 이명기 의장은, “역사가 없으면, 미래가 없다. 선조들의 지혜를 배우고 교훈을 얻어 이를 거울로 삼아야 한다.”라며, “지역민의 한 사람으로서, 오랜 역사와 전통을 유지 발전시켜온 지례 역사와 문화를 결집한 ‘지례지’의 발간을 통해, 지역 정체성을 확립하고, 지역민들이 화합하는 매개체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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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 축사를 하는 최병근 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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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이남주 취재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