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당(明堂)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론들이 많습니다. 옛 고서 황제 택경에 의하면 상고시대 사람인 황제 헌원씨의 집무실이 명당으로 불렸습니다. 그런데 이 자리는 만백성 위에 군림하면서 원망과 비탄을 쏟아내는 자리일 뿐이지만 그것이 세월의 흐름을 타고 내려오면서 급기야 풍수 용어로 탈바꿈한 것입니다.
풍수학에 명당이란, 양택(陽宅)과 음택(陰宅)으로 나누어집니다. 양택은 산 사람의 집터이고 음택은 죽은 사람의 묏자리를 말하는 것입니다. 오늘날 아파트 문화가 발달하고 차고 뜨거운 기운이나 바람을 차단하는 좋은 건축 자재들이 수없이 쏟아지는 현대사회에서 단독주택이나 사무실을 짓는 일이 아니라면 양택 즉, 집터를 논하는 것은 크게 의미 없는 일 일수 있습니다.
오늘은 음택 즉, 묏자리에 대하여 말씀드립니다. 좋은 묏자리는 좋은 기가 많이 나오는 산세의 정확한 혈(穴) 자리를 말합니다. 세간에 풍수를 논하며 일가견이 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이 음택을 추천하는 곳은 대부분 주변 산세와 좌향(坐向) 앞에 보이는 강이나 냇가의 물이 흐르는 방향을 따져 묏자리를 찾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제일 중요한 여건은 땅의 형태나 형세보다 시신을 감싸는 땅속 흙의 상태가 좌우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좌청룡, 우백호, 배산임수, 금계포란(金鷄抱卵)의 조건을 갖추어도 지하의 수맥이나 지진류가 흐르거나 습하거나 지표수가 침투하거나 자갈이 많거나 주변 나무뿌리가 뻗쳐 들어온다면, 그 자리는 명당의 조건이 되지 못합니다. 어떤 곳은 무덤에 뱀이 드나드는 구멍이 있는 곳도 있습니다만, 풍수학에서는 이런 곳에 무덤을 쓰면 후손이 정신질환이나 각종 질병에 시달린다고 합니다.
혹자는 여성의 생식기 형태를 갖춘 땅을 최고의 자리라 선호합니다. 그러나 전문지식이 갖춰지지 않은 일반적인 상식으로 사람이 고르는 좋은 음택지는 첫째, 겨울 산에 눈이 먼저 녹는 자리입니다. 그런 곳은 일조량이 많고 지기가 성한 곳입니다. 둘째, 짐승들이 자주 들리는 곳입니다. 이 또한 아늑한 기운이 있는 곳이며 큰바람이 일지 않는 터라 생각하시면 과히 틀린 생각이 아닐 것입니다.
그저 배운 대로 몇 가지 열거는 했습니다만 누가 뭐래도 명당은 죽은 자보다 산 자의 발복을 위해서 좋은 터를 찾는 것임을 부정하지 못합니다. 죽은 자보다 산 자를 위주로 하는 일이 과연 옳은 일인가 다시 한번 생각되기도 합니다. 명당의 묏자리는 욕심을 내어 찾아 헤매는 것보다 적선지가(積善之家)의 후손만이 인연이 닿아야 누릴 수 있는 자격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요사이 많이 하는 수목장의 장례 풍속도 저는 권하고 싶은 것이, 숨이 떨어지면 썩어가는 육체를 정성스럽게 화장하여 좋은 수종의 나무에 밑거름이라도 되게 하며 두고 살피는 것이 차라리 뜻이 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조상 덕에 발복하자는 헛된 망상보다 이승과 저승의 연결고리를 끊는 것이 무해 무득하며 뒤탈이 없습니다. 묘를 잘못 써서 집안에 해로운 일이 닥칠 때마다 묏자리 탓을 하며 꺼림직한 생각을 갖는 것보다는 잊고 사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합니다. 어찌 보면 진정한 명당은 죽은 조상에게 늘 감사하고, 조상의 뜻에 어긋나지 않게 살아가며 후손 가슴에 묻어두고 기도하는 마음자리가 아닐까 생각해 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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