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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부머의 퇴직과 노인일자리, ‘소득’이 아닌 ‘필요’를 향해야 한다

최병연 기자 입력 2026.10.08 15:01 수정 2026.10.08 03:01

ⓒ 김천신문
대한민국을 이끌어온 1950~60년대생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고 있다. 거리를 메우던 이들이 일터에서 물러나 지역 사회로 돌아오면서, ‘노인일자리’는 단순한 소득 보조 차원을 넘어 지역 사회의 가장 뜨거운 화두로 부상했다. 10월 2일 ‘노인의 날’을 보내며 우리 지역의 노인일자리 현주소를 다시금 짚어보게 되는 이유다.

현재 지자체와 연계해 노인일자리를 운영하는 대표적인 축은 시니어클럽, 노인복지관, 대한노인회다. 각 기관은 저마다의 특성을 살려 어르신들의 사회 참여를 돕고 있다.

시니어클럽 (일자리 전담·시장형 및 전문 일자리 중심)--2700명(김천의 경우)
보건복지부 지정 노인일자리 전담 기관으로, 어르신들의 경험과 적성을 활용한 수익 창출형 사업에 특화되어 있다. 노인공익활동(65세 이상), 노인역량활동(60세 이상), 공동체사업단(60세 이상), Silver 카페, 지역 특산물 제조·판매, 참기름 방앗간, 시니어 택배 등 수익을 내는 ‘시장형 사업단’을 직접 기획·운영한다. 아울러 보육시설 지원, 공공기관 업무 보조 등 일정 수준의 숙련도와 전문성을 요하는 ‘사회서비스형’ 일자리를 집중 개발하며 노인 일자리의 질적 향상을 이끄는 핵심 창구 역할을 담당한다.

노인복지관 (여가·복지 연계 및 맞춤형 돌봄 일자리 중심)--900명(김천의 경우)
지역 어르신들의 여가·건강·취미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복지 거점으로서, 일자리 역시 ‘복지와 돌봄’에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 복지관 내 식당 배식, 도서관 관리, 시설 안내 등 종합복지시설 운영을 돕는 일자리부터, 취약계층 어르신의 안부를 살피고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맞춤형 복지 연계 사업을 펼친다. 어르신들이 일하며 사회적 관계망을 회복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얻도록 돕는 것이 특징이다.

대한노인회 (경로당 네트워크 기반·공익형 및 봉사형 일자리 중심)--900명(김천의 경우)
전국적인 경로당 조직망과 읍·면·동 지회를 기반으로 어르신들의 접근성이 가장 뛰어난 기관이다. 동네 환경정화, 초등학교 앞 교통안전 지도, 지역 방범 활동, 경로당깔끔이사업, 주5일 중식지원사업, 행복선생님, 노인대학, 그리고 건강한 어르신이 홀몸 어르신을 돌보는 ‘노노케어(老老Care)’ 등 마을 단위의 ‘공익활동형’ 일자리를 주력으로 운영한다. 거동이 가능한 지역 어르신 누구나 참여하여 소일거리와 용돈 마련, 건강 증진을 동시에 도모하는 자발적 사회 참여의 장이 되고 있다.

이처럼 일자리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예산도 확대되고 있지만, 현장에서 느껴지는 체감 온도와 공정성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있다.

얼마 전 본사로 한 통의 제보 전화가 걸려 왔다. 서울과 김천에 아파트를 보유하고, 해외 주식 투자에 부부 연금까지 수령하는 고자산가 부부가 둘 다 시니어클럽의 노인역량강화 일자리(사회서비스형) 사업에 선발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제보자는 "정작 실질적인 소득 보존과 도움이 절실한 이웃을 두고, 자산가들이 정부 일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과연 정당하냐"며 씁쓸함을 토로했다.

물론 행정 절차상 문제는 없을 수 있다. 노인역량강화 활동과 같은 사회서비스형 일자리는 단순 생계형 공익활동과 달리 자격증, 경력, 직무 수행 능력 점수가 비중 있게 반영된다. 재산 항목에서 점수가 차감되더라도 전문성 점수로 이를 보완해 선발되는 제도의 구조적 특성 때문이다.

그러나 법적 기준을 떠나, 일반 시민의 눈높이와 국민 정서에는 명백한 괴리가 존재한다. 복지 재정이 투입되는 일자리의 혜택이 정작 절박한 이들에게 가지 못하고, 특정 계층의 '용돈 벌이'나 '소일거리'로 소비되는 것처럼 비쳐질 때 행정에 대한 신뢰는 무너진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로 앞으로 노인일자리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이제는 제도적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소득·재산 조사 시스템의 시차와 공시지가 반영 한계를 정밀하게 보완하고, 전문성이 필요한 일자리라 할지라도 민간 시장으로 유도하거나 공공성 배점의 실효성을 재검토해야 한다.

노인일자리는 단순히 '노인에게 돈을 주는 정책'이 아니다. 사회적 고립을 막고, 삶의 존엄을 지키며, 참된 복지를 실현하는 안전망이다. 노인의 날에 즈음하여 우리의 일자리 정책이 정말로 손길이 필요한 이들의 '진짜 삶'을 보듬고 있는지 냉정하게 돌아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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