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시가 전국체전을 80여일 앞두고 선수촌 운영을 포기하려다가 반대여론에 부딪치자 번복하는 등 파행을 거듭하고 있어 성공적인 전국체전 개최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시의 선수촌 운영 포기 시도는 대한체육회의 개폐회식 타시 개최라는 극단적 반발에 부딪쳤다. 게다가 사실상 주 개최지를 이전하는 것과 같아 김천에서 전국체전을 개최하는 의미가 없어짐에 따라 각계 각층의 반발도 심했다.
예상외로 반대여론이 높자 시는 급히 말을 바꿔 다시 선수촌을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시의 선수촌 운영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 25일 오후 1시 10분 김천실내수영장과 운동장을 둘러보기 위해 김천을 방문한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경북체육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가진 브리핑에서 다시 불거졌다.
김관용 지사가 선수촌 운영에 대해 묻자 박보생 시장은 “선수촌 운영에 문제가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박 시장이 문제점으로 제기한 것은 현재 선수촌에는 방만 있을 뿐 TV나 소형냉장고가 없어 방마다 하나씩 설치해 줘야 하며 체전이 끝난 후에는 이들 TV와 소형냉장고를 별도로 처리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또 선수촌 방에 출입문이 설치되지 않은 채로 있으며 출입문을 설치할 경우 체전 후에 다시 출입문을 교체해 주어야 하는데 비용이 너무 많이 소요된다는 것과 초벌 도배한 도배 역시 다시해 줌으로서 예산이 많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이밖에 선수촌 주변에 선수들이 식사를 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춰야 함으로서 예산이 너무 많이 소요된다는 점을 내세웠다.
이에 대해 경북도 관계자가 대구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치룰 때도 선수숙소에 TV와 냉장고는 설치하지 않았다고 답하자 냉장고와 TV 문제는 더 이상 거론하지 못했다.
출입문과 선수들 식사 문제는 예산이 들어도 추진해야 하며 이런 문제로 지금 선수촌을 포기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
오양근 부시장이 “선수촌 운영을 못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현 상태로 선수촌을 운영하면 체전 개최 후 김천과 전국체전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질 것이 우려된다”고 하자 경북도 관계자는 “선수들의 불만은 시설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경기장에서 1시간 이상 떨어진 곳을 이동함으로써 기록이 나오지 않을 때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선수촌 운영을 하지 못할 경우 구미의 숙박시설을 이용하겠다는 것에 대해 경북도 관계자가 이미 구미의 숙박시설 역시 포화상태가 됐다는 사실을 알려주어 체전이 불과 80여일밖에 남지 않은 상태에서 구미의 숙박시설이 포화상태가 됐다는 것도 모른채 선수촌 운영을 포기하겠다는 어처구니없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오양근 부시장이 “오는 8월 10일경 대한체육회 관계자가 선수촌을 방문하고 현재의 시설로도 선수촌 운영이 좋다고 하면 선수촌을 운영할 것”이라고 말하자 경북도 관계자는 “8월 10일이면 선수촌방 배정을해야 하는데 그게 무슨 말이냐”고 반박했다.
또 다른 경북도 관계자는 “체전준비를 모두 마쳤다고 할 때는 언제고 체전을 얼마남기지 않고 선수촌을 운영못하겠다는 것은 무엇이냐”면 불만을 토로했다.
한편 선수촌에 수용되는 인원은 3천600명이다.
3천600명의 선수가 김천의 선수촌이 아닌 타시의 숙박시설을 이용하게 된다면 경제적 손실이 막대하며 김천이 주개최지라는 대의명분에도 타격을 입게 된다. 그런대도 시는 일단 선수촌을 운영한다는 기본방침만 세워두고 세부적인 사항은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상태로 차일 피일 미루고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