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효부
▲ 정경희씨 |
효부 장경희씨
“사랑과 정성만
쏟아서는 부족합니다”
결혼생활 20년.
장경희(45세. 부곡동 소재 서유기 호프운영)씨의 결혼생활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신혼 초 시아버지 병수발을 3년 그리고 10년전 시어머니가 뇌출혈로 인해 편마비가 온 것이다. 10년간 병수발을 하면서 가족들의 협조와 사랑이 없었다면 벌써 지쳐버렸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하는 장씨.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가장 힘들었던 것은 뇌출혈로 인한 마비가 오자 깔끔하신 성격의 시어머니가 스스로 우울증이라는 또 다른 병을 키운 것이다.
“어머님 스스로가 자신의 몸이 정상이 아닌 것에 대해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으셨어요. 워낙 깔끔하고 정갈한 분이시거든요. 처음에는 화장실 문제에서부터 부딪히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어요. 너무 힘들어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참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힘들다는 내색은 하지 않았습니다. 저 보다도 당사자인 어머님이 더 힘들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가족들의 마음이 전해져서 일까 어머님도 어느새 가족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자신의 고집보다 더 중요하시다는 것을 아시는 것 같았습니다.”
10년의 병수발은 정씨를 비롯해 모든 가족에게 특별한 습관을 심어주었다. 하루 일과의 시작과 끝을 시어머니의 방문을 열어보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밤새 아무 일이 없었는지 안부를 묻는 것이다.
정경희씨에게는 다른 변화도 가져왔다.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정신이다. 오랜시간 근무하던 회사를 그만두고 호프집을 경영하게 됐다. 그리고 밤에는 장사하랴 낮에는 간호하랴 바쁜 일상이지만 잠자는 시간을 줄여가며 요양보호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낮에 가장 손이 많이 가는 시어머니의 간병을 직접 하기 위해직업을 바꾸고 전문적인 지식을 더해 보필하고 싶어 자격증을 땄다.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사랑과 정성만 있으면 된다는 생각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어머니 원하는 대로만 다 따라 드려서는 진정으로 어머니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요. 치료를 위해 꼭 운동이 필요하고 어머니 건강을 위해서는 약간은 모질게 운동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아침에 잠이 깨어 어머님을 뵙고 오늘도 많이 건강해진 어머님을 보며 정경희씨는 ‘늘 지금만 같았으면’하고 작은 목소리로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