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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김천 도시재생사업의 현주소<상>

정효정 기자 입력 2019.04.25 09:38 수정 2019.04.25 09:38

민·관 소통과 협력 부족, 대상 지역 주민 간 불협화음…이대로 괜찮은가?
성공한 도시재생 사업 대부분 주민의견 적극 반영
현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 사업 역시 시민참여에 중점

본지에서는 김천에서 진행 중인 3개 도시재생사업 및 사업추진위 선정을 추진 중인 감호지구 도시재생 사업의 현황을 상·하로 나눠 보도하고 이어 각 사업별 주민 추진위 관계자들과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문제점을 살펴봤다. 이번 <상>편에서는 이월사업 중인 자산동 새뜰마을사업과 현재 계획 수립 단계인 평화동 도시재생사업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편집자 주>

↑↑ 평화동재생사업
ⓒ 김천신문
↑↑ 자산동새뜰마을사업
ⓒ 김천신문

낙후된 도심의 기능을 재활시키는 수단으로 이뤄지고 있는 도시재생사업. 김천에서는 3개 지구에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월 사업이 진행 중인 자산동새뜰마을사업의 경우 “이미 마무리 단계지만 큰 효과가 없다”, “경제적 효과가 아닌 살기 좋은 마을 만드는 사업이기에 제대로 되고 있다”로 의견이 나뉘고 있다.
특히 일부 주민사이에서는 “사업 추진에 참여한 주민 관계자가 공동 시설 위치선정에 사사로이 관여됐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또한 도시재생 사업 선정 후 3년 가까이 본격적인 사업이 진행되지 못한 평화동재생사업의 경우 주민간의 협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이 이유라고 꼬집는 이들이 많았다.

이런 소문(?)들만 보아도 자산동과 평화동의 재생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주민간의 의견이 하나로 뭉쳐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 4월 12일 자산동 주민센터에서 도시재생대학 2기 교육이 진행됐다. 이날 교육은 청주시 중앙동 도시재생 사업을 성공으로 이끈 권순택 이사장이 강의했다. 강의의 가장 중심이 되는 이야기는 청주시 중앙동의 사업이 성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동이었다는 것이다.

현 정부 역시 도시재생 사업의 문제점을 해결할 방법으로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뤄지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은 구도심의 발전으로 임대료가 오르면서 젠트리피케이션의 전형적인 예시로 들 수 있는 대구시의 ‘김광석 거리’ 역시 초창기 지역 예술가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만들어낸 성공케이스이다.

아직 진행 중이지만 성공적 케이스로 들 수 있는 파리 ‘프롬나드 플랑테’ 역시 열차가 중단된 곳을 공원화 해 예술가들과 수공업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단체를 만들고 의견을 모아 정책변경을 통해 공원으로 조성해 많은 시민들이 찾고 있는 ‘뉴욕하이라인파크’까지 도시재생 사업의 성공에는 화합·소통·협력이 동반돼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 김천의 도시재생사업은 어떤가? 아직까지 주민 간에 그리고 민·관 사이에 소통과 협력 부족이란 말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와 같이 진행된다면 이대로 괜찮을까?

한 전문가는 “도시재생 사업의 성공유무는 오직 주민들의 의지에 달려있다”고 강조하며 “주민들은 관과 도시재생센터 등 관계기관은 도움을 주는 보조적인 역할이라는 생각을 갖고 주도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산동새뜰마을사업,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 주력
ⓒ 김천신문

자산동새뜰마을사업은 경제활성화 보다는 주민들이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드는데 주력한 도시재생사업이라 할 수 있다. 자산동 31~34통(성내동) 지역을 대상으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간 추진됐다. 총사업비 73억원(국비 70%, 도비 9%, 시비 21%)을 들여 소방도로개설, 위험지역정비, 노후주택정비, 주차장, 커뮤니티거점조성, 안전마을만들기 등이 이뤄졌다.

공식적인 사업은 지난해로 종료 됐으며 이월사업으로 현재 2차 소방도로 개설공사, 축대위험지구 및 위험지역정비 공사, 커뮤니티 거점지역 마련, 이명균 열사비 주변 정비공사가 진행 중에 있으며 6월부터 기록화 및 벽화작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사업 이전 어둡고 위험한 분위기의 마을이 많은 부분 정비됐다. 사업 참여 주민이 아니더라도 김천시민들은 이 지역을 지나며 마을 곳곳에 꽃·나무가 심어지고 낡고 위험한 건물들이 보수된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사업기간동안 살기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해 공동체 활성화 프로그램 ‘정을 심는 마을정원’, ‘돗자리수다’ 등 주민 대부분이 70세 이상이란 점을 고려해 지역 맞춤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많은 부분 개선 됐으며 이런 다양한 교육에도 불구하고 완전한 성공이라고 할 수 없는 이유는 도시재생사업의 완성이라 할 수 있는 사업 종료 후 사후 계획이 없기 때문이다.

지역 어르신들은 “도시재생인가를 하면서 우리가 스스로 우리마을을 가꾸고 함께 할 수 있어서 그것만으로도 행복하고 좋았다. 사업이 종료되면 할 일이 없어질까 두렵다. 이웃과 함께하며 우리 동네를 살기 좋은 마을로 만드는 일을 계속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자산동새뜰마을사업은 김천지역 첫 도시재생 사업이었기에 추진 방법, 주민 역할 등 관과 주민이 해야 할 일을 구분하고 추진함에 있어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사업 교육 관계자는 “도시재생 사업이 무엇인지도 인지하기 어려운 어르신들에게 큰 사업을 안긴 것이 문제라고 생각된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뉴딜사업은 작은 사업들을 경험해 보면서 도시재생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고 주민이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단계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방식이다. 좀 더 빨리 이런방식을 도입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 김천신문
ⓒ 김천신문
ⓒ 김천신문
ⓒ 김천신문

경제 활성화가 중점인 평화동재생사업

자산동새뜰마을사업이 주민이 살기 좋은 마을 가꾸기에 중점을 뒀다면 평화동재생사업은 한때 김천의 가장 경제적 중심지였던 만큼 경제 활성화를 중점으로 추진하고 있다.
평화동재생사업 대상지는(김천역 앞)3통~15통까지로 2020년까지 5년간 진행된다. 총사업비 182억원(국비50%, 시비50%)으로 복합문화센터, 가로경관개선, 주차장, 상가리모델링 등을 주요사업 내용으로 하고 있다.
평화동재생사업은 그간 주민들의 합의를 도출해 내지 못하면서 3년여간 실질적인 추진이 이뤄지지 못했다.

적극적인 사업추진의 필요성을 느낀 대상지 주민들이 의견을 모아 2017년 2월 주민협의체를 조성해 2018년 1월부터 주민역량강화 교육과 김천역 주차장 인도개설공사가 진행됐다.
↑↑ 복합문화센터 건립예정지 평화동 320-16(구 KT&G) 현장(사업 중지)
ⓒ 김천신문
하지만 주요사업 중 하나였던 평화동 320-16(구 KT&G)에 건립 예정이었던 복합문화센터 내에 들어오기로 한 청소년문화의 집 등 청소년 관련 시설이 유해 환경과 인접해 있어 국비지원이 취소되면서 차선책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평화시장 상가 A동 철거를 협의 중에 있으며 평화시장 상가 보상협의와 가로경관 실시설계 완료 및 공사를 하고 있다.
이외에도 상가에만 한정하지 않고 이번 사업이 평화동 전체의 활성화가 주 목적인 만큼 주거단지를 위한 계획으로 CCTV·가로등 확충, 주차장, 골목길 정비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평화상가로 활성화를 위해 우선 중앙초에서 국민은행 앞까지 1차로 도시 지중화 사업을 위한 공사가 진행 중이며 시가지 정비를 중점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주민 관계자는 “도시재생사업을 3년 가까이 참여하면서 정말 아쉬운 것은 모든 사업이 당초 잡힌 계획에서 변경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상지의 상황이 달라질 수 있고 계획을 잡을 때 전문가가 아니기에 주민들이 놓친 부분이 많지만 이미 수립된 계획에서 변경이 불가하다는 것이다. 아직 준비단계인 감호지구 도시재생 뉴딜 공모사업은 처음 계획할 때부터 외형적인 것에만 치중하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소프트웨어 부분을 강화해 사람이 찾아오고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많이 마련했으면 한다”고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 다른 주민 관계자는 “관과 추진기관에서는 너무 무사안일로 진행되는 것 같다. 다른 곳의 성공사례를 그대로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맞고 독창적이면서 성공확률이 높은 도시재생을 만들어야만 사람이 모여들고 사업의 취지에 맞는 경제활성화가 가능해질 것이다. 대구 김광석 거리는 경제 활성화 면에서는 성공한 케이스이다. 상가가 비싸져서 기존의 거리를 조성한 주민들이 밀려난 단점도 있지만 이런 단점을 보완하고 평화동만의 스토리를 입힌 제대로 된 사업을 얼마남지 않은 기간동안 만들어 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평화동 도시재생사업은 평화시장 내부를 가리고 있는 도로변 A동 건물을 철거해 시장 내부를 밝게 하고 고객 쉼터와 공연장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평화상가로 2번 도로(구 법원 앞 쪽 거리)에 위치한 빈 상가들을 보수해 작품을 만드는 장인들에게 일정기간동안 임대료 없이 상가를 제공, 공예방 등 체험과 쇼핑을 즐길 수 있는 거리를 조성해 장기적인 고객 유치 계획을 세워 둔 상태이다.
물론 이 계획 역시 주민들의 협의가 이뤄져야만 가능한 일이다. 또한 이 정도 소프트웨어로는 장기적인 발전이 어렵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민·관의 적극적인 협조를 통해 가장 좋은 방법을 도출해 내기를 기대해 본다.

정효정 취재부장
wjdgywjd666@naver.com
현장 사진 : 나문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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