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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천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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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는 자신이 만든 이론을 일반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 그래야 과학자 자신도 그것을 제대로 안다고 할 수 있다고 한다.”
어느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과학자가 한 말이다. 즉 내가 안다는 것은 다른 사람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만 나 또한 안다고 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필자 또한 과학자의 말처럼 쉬운 비유로 설명하고자 한다.
철수네 동네와 영수네 동네에는 각각 10가구씩 산다.
이장(里長)인 철수아빠는 면에서 지원되는 10포대의 감자를 받아 동네 사람들에게 배분하는데 모두 양이 적다고 불만이 많다.
옆 동네 이장인 영수아빠도 10포대의 감자를 받아 역시 사람들에게 배분하는데 상황은 비슷하다.
두 동네는 가난해서 지원을 받아야만 겨우 살아갈 수 있었다. 그렇게라도 계속 나눠 먹으며 살고 있었지만 젊은 사람들은 도저히 못 살겠다고 아우성치며 하나둘 마을을 떠나게 됐다.
철수아빠는 이대로는 안 되겠다며 10포대의 감자를 받아와서 동네 사람들을 모아놓고 마을 회의를 열었다.
지금도 배가 고프지만 두 포대만 내년을 위해 종자로 사용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철수아빠가 싫은 같은 동네 똘이아빠가 사람들을 선동하며 이렇게 말한다.
“지금도 힘들어 죽겠는데, 동네사람들 다 굶어 죽는 꼴 봐야겠어? 2포대를 이장이 몰래 빼돌리려고 저렇게 한다.”
똘이아빠가 소리를 치며 반대하는 바람에 동네 회의는 난장판이 되고 결국 10포대를 모두 나누어 주고 말았다.
옆 동네 영수 아빠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동네 회의를 열었다. 물론 몇몇 집에서 반대도 있었지만 그래도 주민들이 이장을 믿고 당장 배고프더라도 더 나은 내일을 위해 한번 해보자며 이장의 뜻을 따라주기로 했다.
그 뒤 철수네 동네와 영수네 동네는 어떻게 됐을까?
철수네 동네는 계속 힘들었지만 영수네 동네는 배고픈 1년이 지나자 종자로 심었던 2포대의 감자가 몇 배의 수확을 안겨주었고 수확한 것을 가지고 반은 배분하고 반은 다시 종자로 이용할 수 있었다.
물론 최상의 상황을 가정한 것이지만 홍수나 병충해가 돌아 밭에다 심은 2포대의 감자를 모두 날려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오늘보다는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무엇이라도 노력해 봐야 하지 않을까?
지방행정도 비슷하다. 대부분 지자체장이 당장 무엇인가 변화를 주면 그 원망이 바로 화살이 되어 돌아올 것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새로운 일을 추진하기란 쉽지 않다.
또 소신 있는 행동을 하고 싶어도 똘이아빠처럼 왜곡된 여론으로 진실을 호도해서 대중을 선동해 공격하는 것을 두려워하기에 실제 결단을 내리기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축제에서도 이런 부분이 존재한다.
좀 더 전문성있고 효율적이고 경쟁력 있게 축제나 관광정책을 운영할 목적으로 재단을 설립하고 전문가를 영입하기도 한다. 그러나 기존에 축제를 운영해왔던 운영단체들은 마치 자기들이 해왔던 사업을 빼앗아 간 것처럼 온갖 구실을 만들어 지역 내에서 갈등을 빚기도 한다.
축제가 전문적으로 경영이 된다면 지역을 위한 더 큰 혜택이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런 불만을 가진 단체들의 편을 들어가며 개인적 야심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이간질하는 똘이아빠들도 많다는 것이 문제이다.
잠시 섭섭함과 배고픔을 참으면 몇 배의 혜택으로 우리 모두에게 돌아올 수도 있을 텐데 어려운 상황에서 지역의 미래를 위해 기회를 주고 믿고 따라줄 순 없는가?
당장 내 배만 부르면 되고 나 이외의 다른 사람들과 우리 지역의 미래는 어찌 되어도 상관없는가?
우리 지역을 위한 올바른 선택이 무엇인지 진정으로 생각하는 지방행정, 그리고 선택과 집중으로 미래를 설계하는 지방행정이 되었으면 한다.
물론 지방자치 시대에는 무엇보다 지역민의 단결된 힘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울러 건전한 비판도 당연히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