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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인터뷰

시민여성기자단이 달린다⑨-4명의 다문화여성과 화끈 솔직 수다

김천신문 기자 입력 2019.12.24 21:57 수정 2019.12.24 21:57

“드라마 속 한국남자 생각하면 큰 코 다쳐요”
자녀교육에서 언어문제가 제일 큰 어려움
본국대학졸업 인정 못 받아 전문직 취업 힘들어

시민여성기자단의 한해 인터뷰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초대 손님은 4명의 다문화여성이다. 우크라이나, 중국, 베트남 등에서 한국으로 시집와 처음엔 말도 안 통해 힘들었던 그녀들. 아이 낳고 몇 해 살다보니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 같은 감성을 가진 아줌마로 변모한 결혼이주여성들과의 솔직 화끈한 수다를 시작한다.(본인들의 요구로 이름과 얼굴은 공개하지 않는다.)

ⓒ 김천신문

언제 제일 힘들었나?
한국살이 초창기, 말도 안 통하는 나라에서 임신을 하게 되면서 외로움을 크게 느꼈다. 출산하면서 친정엄마의 필요성에 힘들었고 육아에서도 남편과 교육에 대한 문화적 차이와 갈등으로 힘들었다. 지금은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지만 그 당시엔 언어 때문에 소통할 수 없어 더 힘들었던 것 같다.

자녀교육은 어떻게?
사실상 지금도 힘들고 어려움이 많다. 언어문제가 제일 힘들다. 학교에 입학하면 안내문을 보내는데 내용이 이해되지 않아 아이의 학교생활 참여도가 낮아진다. 이런 문제는 학력이 올라갈수록 더욱 심해졌다. 그렇다보니 아이들의 성적에도 영향을 미친다. 안내문을 통역해주는 서비스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선생님들도 말이 안 통하는 엄마보다는 아빠를 더 편해하시는 것 같아 학교에 더 가지 않게 됐다. 그래서인지 남편이 육아에 더 신경 쓰고 아이에게도 잘한다.

결혼 후 언제 고향에 가봤는지?
고향이 가까운 경우엔 아이들과 자주 간다. 먼 경우엔 한 번도 가지 않은 사람도 봤다. 내가 가는 것보다 부모님을 한국으로 초청하는 게 행정적으로 더 쉽다.

황당한 한국문화경험은?
시부모님을 모시고 사는데 신혼 초 신랑이 새벽 일찍 자는 저를 억지로 일으켜 세워 주방으로 데리고 갔다. 그때는 너무 당황하고 속상했는데 지나고 보니 목소리 크고 성질 급한 신랑이 아침에 깨워준다는 것이 그런 행동으로 오해를 사게 됐다. 한국은 아침밥이 중요한 데 고향에서는 아침을 주로 사먹는 편이다. 지금은 저도 아침밥을 웬만하면 챙겨먹는다. 한국 남자들이 무뚝뚝한데 속정 있는 건 장점이다.

보람되거나 기억에 남는 일?
다문화여성을 위한 통역 일을 할 때 입국자들이 시댁과의 문화차이나 이해부족 등 서로 오해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걸 봤다. 그때 서로의 입장에서 이야기해주고 이해시켜 소통할 수 있게 했다. 지금도 그 가족들이 잘 살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들을 때 보람을 느낀다.

개선해야 할 다문화 정책이 있다면?
자신의 나라에서 대학을 졸업해도 여기서 학력인정이 되지 않는다. 다문화여성이라 월급차이도 크다. 특히 전문직으로 취업해 활동하기 어렵다는 점이 가장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며 그런 점은 개선돼야 할 것 같다.

다문화가족에 대한 인식 전환은 어떻게 해야 할까?
요즘은 학교에서 다문화인식교육을 많이 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인식이 많이 개선됐다. 문제는 어른들이다. 특히 경상도가 폐쇄적 성향으로 인해 개선이 힘든 것 같다. 모두 똑같은 사람이다. 당신의 딸, 누이, 엄마와 다름없다. 다문화자체를 인정해주는 열린 마음을 가져줬으면 한다.

후배 다문화 여성에게 하고 싶은 말?
본인이 선택한 결혼이고 그 결실로 얻은 자녀와 함께 당당하게 생활했으면 좋겠다. 열심히 노력하면 그만큼 보람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며 살 수 있다. 본인의 삶을 개척하는 자세로 살아가길 바란다.

인터뷰 : 안미숙 이정아 김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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