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more
사회종합 사회종합

"자살은 최선 아닌 최악의 선택"

홍길동 기자 입력 2010.07.29 10:24 수정 2008.10.03 06:32

'베르테르 효과' 방어 해야..자살은 최선이 아닌 최악의 선택이다

자살로 추정되는 최진실의 죽음 앞에서 연휴를 앞둔 2일 국민들은 그야말로 경악했다.
안재환의 죽음으로 인한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맞은 탓이라는 점도 있겠지만, 경기 불황으로 이어진 삶의 피폐 등으로 인한 불안감이 자살이라는 극단의 방법을 선택할 수도 있다는 통설로 미루어 볼 때, 이 같이 연이은 자살 사건은 국민을 더욱 더 피폐하고 주눅 들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을 고스란히 안은 체 무엇보다 연예인의 자살이 많은 최근 들어 그렇잖아도 사회적 문제로 지적되는 자살문제가 도미노 현상을 일으키며 사회를 좀먹는 유행병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죽음을 선택한 당사자의 마음이야 오죽했을까마는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던 유명인이 이런 선택을 한다는 것은 국민들에게는 불행이요, 그 가운데서도 더 많은 사람들이 삶이라는 것을 아주 가벼이 여기며 아주 사소한 문제에도 거침없이 죽음을 선택하지는 않을지 참으로 걱정이다.

아침 출근길에서 만난 에이즈예방협회의 한 관계자는 최진실의 죽음 소식에 경악하며 말없이 한숨만 내쉬었다. 그렇잖아도 에이즈 감염자들의 생활을 잘 알고 있는 그로서는 인간의 죽음이라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를,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를 잘 알고 있기에 최씨의 죽음 앞에서 한숨이 먼저 나올 수밖에 없었으리라.
“연예인의 자살(죽음)이 있는 주간에는 일반인들의 자살률도 높아진다는 통계가 있다”고 입을 연 그는 “자살을 선택하는 이들을 살펴보면 반드시 자살 전에 징조를 보인다“면서 ”사회가 이런 현상에 조금 더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면 이처럼 극단적 방법을 선택하는 이들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구 불로동에서 약국을 경영하고 있는 이 모 씨는 “최씨의 자살과 안재환씨의 죽음으로 젊은 사람들이 삶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살다보면 어려운 일도 닥치는 법인데, 그때마다 도전이나 극복보다는 죽음을 선택할까 걱정이다. 이런 유명인들의 죽음은 특히 파급효과가 넓고 충동적이라는 점에서 국가나 사회가 이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지난 주 본지가(주간현대) 자살과 관련해 보도한 통계를 참조하면 유명인의 자살이 있은 직후부터 일정기간 내에 젊은층의 자살률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이 같은 현상의 뒤에는 일명 ‘베르테르 효과’라 해서 유명인과 자신을 동일시해 자살의 방법도 똑같이 하는 등의 괴이한 현상이 빚어지기까지 한다.

보고된 자료에 의하면 실제 2005년 이은주씨의 죽음이 있기 전인 53일 동안 국내 자살자는 45명이었으나 이씨의 죽음 이후 단 23일동안에 49명이 자살을 했다는 통계가 있다. 그리고 그 이후로도 정다빈과 안재환의 죽음이 이어지자, 자살 충동자들은 급속도로 자살이라는 선택에 관대해졌고, 이는 다시 사회의 큰 혼란과 불안을 야기시켰다.

최진실의 죽음이 있던 날 대구에서는 40대 여인이 지하철 철로에 뛰어드는 등 자살은 어느 새 우리 주변 너무 가까이 와 있는 것이다.이처럼 유명인의 죽음(자살)은 우리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더욱이 숫자적으로만 문제가 되는 것아 아니라 더 자세히 살펴보면 자살을 하는 연령대에도 큰 문제를 일으키는 데, 특히 갈수록 젊은 층에서의 증가가 뚜렷해진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사회는 이들을 어떻게 알아보고,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통계에 의하면 한국인 전체 자살율은 2007년 10만명당 24.8명으로 전년보다 13%나 증가했했고, 이는 OECD 평균인 11.2명보다도 두 배가 많고 최저인 그리스(2.9명)에 비하면 10배에 가까운 수치다.참으로 무서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위에서도 설명했듯이 죽음(자살)을 선택하는 이들에게 나타나는 공통적인 현상은 자신의 고통과 어려움을 외부에 어떻게든 알린다는 사실이다. 며칠 전, 아니 반드시 며칠전이 아니더라도 그들의 이야기들을 잘 들어보면 자신이 안고 있는 문제들을 풀어놓으며 자살을 선택할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상대에게 남긴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따라서,사회가 어느 정도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세밀히 듣고, 힘과 용기를 줄 수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면 우리 사회에서의 자살자는 그만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에게는 아직 이런 움직임이 없다. 2일 자유선진당은 논평을 통해 "인간 생명의 가치는 광대한 우주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하다. 인생의 앞날을 어느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지금 당장은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힘들더라도 조금만 더 참고 인내하면 새로운 국면이 펼쳐질 수 있음을 다함께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그런데 불행히도 우리 정부의 체계적인 자살예방 노력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정부는 자살예방 종합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하고, 자살 원인에 대한 정밀조사를 통해 적극적인 예방책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살......그 어렵고 고통스러운 선택.
당사자는 홀연히 떠나지만 남아있는 이들로 하여금 더 힘든 고통을 안겨준다는 자살....
그 어려운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이겨낼수 있도록 대안을 찾고, 자살율을 급격하게 낮추는 일...그래서 웃음이 만연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일....그것이 경제일변도의 정책보다는 정부가 해내야 하는 참다운 정치가 아닌지 물어본다


저작권자 김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