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건강을 자부하는 사람들도 종종 느끼게 되는 몸의 불편함은 두통을 비롯한 각종 통증이나 발열일 것이다. 그렇다 보니 각 가정에서는 진통제를 상비약으로 많이 가지고 있게 된다.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진통제는 종류가 다양하나 사실 약 성분으로 나누어보면 크게 두 가지다. 아세트아미노펜과 그 외의 해열진통소염제로 나누어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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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천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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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해열진통제 대표적인 약품으로 타이레놀이 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뒤 몸살 등 통증이나 열이 날 때 복용하도록 안내했던 대표적인 진통제라 약 성분까지 널리 알려지게 된 유명한 약이다. 처방전 없이 자유롭게 살 수 있을 만큼 안전성과 효과를 인정받은 약품이므로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진통제는 다양한 제품이 시중에 나와 있다.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약품을 올바르게 사용하려면 복용 전에 몇 가지 주의사항을 알아두어야 한다.
첫째, 아세트아미노펜은 하루에 최대로 복용할 수 있는 양이 정해져 있다. 성인을 기준으로 하루에 4000mg을 초과해서 복용하면 안 된다. 언뜻 생각하기에 많은 양 같지만, 아세트아미노펜 일반 정제가 보통 500mg이므로 8알, 서방형 정제는 650mg이므로 6알 이상 복용해서는 안 된다. 일반 정제와 서방형 정제는 조금 생소한 구분일 수 있는데, 성인이 복용하는 아세트아미노펜 알약은 작용하는 특징에 따라 이처럼 두 가지 종류로 나누어볼 수 있다.
일반정은 효과가 비교적 빨리 나타나지만, 지속 시간이 다소 짧을 수 있어서 복용 후 6시간 정도에 통증이 다시 나타날 수 있으므로 다음번 약을 복용해야 할 수 있다. 보통 한 알에 500mg이므로 조금 심하다 싶은 통증에는 한 번에 2알을 복용한다. 2알씩 6시간 간격으로 약을 꼬박꼬박 먹는다면 하루 최대용량을 다 복용하는 셈이다.
서방정은 일반정보다 효과는 늦게 나타나지만 8시간 이상 효과를 지속하도록 만들어진 제형이다. 서방정은 약 이름에 ER 또는 SR이라는 꼬리말이 붙어 있다. 이런 꼬리말이 붙어 있는 먹는 약은 모두 오랫동안 효과를 지속하기 위하여 약을 만들 때 공정을 추가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런 서방형 제제는 먹을 때 씹거나 자르거나 부수면 안 되고 알약을 통째로 삼켜 복용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그럼 하루 최대용량 이상을 복용하게 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 가장 위험한 경우는, 드물지만 간이 손상될 수 있다는 점이다. 아세트아미노펜은 간에서 대사(분해)가 되어 몸 밖으로 배출되는데 과도한 복용량은 이 과정에서 간에 손상을 줄 수 있다. 술을 마시면 하루 복용량을 지킨다고 해도 간에 손상을 줄 수 있으므로 복용 전에 의사나 약사와 상의하고 숙취로 인한 두통에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진통제 복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둘째, 아세트아미노펜은 종합감기약에 감초처럼 들어가는 성분이라는 점이다. 만일 두통 때문에 약을 먹고 있는데 감기 증상이 더 생겨서 종합감기약이나 다른 성분의 진통제를 추가로 복용하게 된다면 약 성분 중에 아세트아미노펜이 들어 있지는 않은지 확인하고 만일 들어 있다면 추가로 복용하는 양을 더하여 하루 복용하는 최대용량을 계산해보거나 약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셋째, 어린이가 해열진통제로 복용하는 경우에도 몸무게에 따른 최대용량이 있으므로 약사나 의사와 상의하고, 현탁액(시럽)을 먹이는 경우 복용 전에 흔들어서 내용물이 잘 섞이게 하여 복용한다. 또 현탁액은 실온 보관하는 약품이므로 냉장고에 보관하지 않는다.
◇ 그 외의 해열진통소염제(NSAIDs)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이 아닌 해열진통제는 소염 작용도 가지고 있어 해열진통소염제라고 부르는 약품이다. 대표적인 약품명(성분명)은 부루펜(이부프로펜), 맥시부펜(맥시부프로펜), 낙센(나프록센) 등 다양한 제품이 있다. 이 약품들은 용량도 매우 다양하고 용량에 따라 처방전 없이 살 수 있거나 처방을 받아야 살 수 있는 약으로 나뉜다. 하지만 해열진통소염제가 작용하는 기전은 같아 비슷한 효과와 부작용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한 가지를 복용했다면 다른 진통소염제를 추가하여 복용하면 안된다. 해열진통소염제를 복용할 때 주의할 점을 알아보자.
첫째, 이 약품들은 아세트아미노펜과 달리 소염작용을 한다. 따라서 골관절염이나 요통 등에 아세트아미노펜보다 먼저 사용할 수 있고, 만성통증에 사용하게 되어 사용 기간이 장기화되기 쉽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장기간 사용 시 단기간 사용하는 것보다 부작용의 종류와 양상이 중대해질 수 있으며 매우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으므로 투여하는 목적에 맞게 되도록 짧은 기간 동안 최소용량을 사용한다.
둘째, 이 계열의 약품 중에는 생리통 등의 효과를 위주로 방송 광고를 하는 약품이 여러 가지 있다. 약 이름은 같은데 뒤에 붙은 글자의 차이로 성분이 완전히 달라지는 제품이 많아 주의해야 한다. 잘 아는 약 이름이라고 무턱대고 구매하지 말고, 어떤 성분이고 어떻게 복용해야 하는지 구매할 때 약사에게 확인해야 한다.
셋째, 해열진통소염제는 증상에 따른 복용 용량의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단순한 해열 목적일 때와 골관절염일 때 복용 용량과 방법이 다르므로 잘 확인해야 한다. 또 아세트아미노펜과 비교하여 속쓰림과 같은 위장관계 이상 반응이 더 많이 나타난다. 이는 약이 작용하는 기전에 기인한 부작용이므로 위장질환을 앓고 있거나 예전에 위장질환을 앓았던 환자는 주의해야 한다.
넷째, 신장(콩팥) 기능이 떨어졌을 때는 주의해서 사용해야 하며 신장 기능이 정상일 때도 복용하는 중 몸이 붓거나 소변량이 줄어드는 경우 즉시 복용을 중단하고 의사나 약사와 상의한다. 약 이름이 다르더라도 한 가지 성분에 부작용을 보였던 경우 그 성분이 아닌 다른 진통소염제에도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므로 주의해야 한다.
◇ 스마트한 진통제 단순히 해열이나 진통이 필요한 경우에는 아세트아미노펜을, 목이 아픈 등 염증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해열진통소염제를 먼저 복용해볼 것을 추천한다. 둘 중 한 가지를 복용한 뒤에도 통증이 남아 있다면 다른 쪽의 약을 추가하여 복용할 수는 있지만 두 가지 성분이 한 알에 모두 들어 있는 복합제를 복용했을 수도 있으므로 성분을 신중히 확인하거나 추가 복용이 가능한지 약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열이나 통증은 다른 원인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있고 진통제는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치료 방법이 아니므로 상비약을 복용한 뒤에도 통증이 나아지지 않거나 재발한다면 원인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치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