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출신 교수들의 김천 연구 모임인 ‘김천학(金泉學) 콜로키움’의 제14차 연구 발표회가 김천대학교(총장 윤옥현)에서 열렸다고 28일 밝혔다. 이날 발표회는 김천대학교가 ‘김천학 연구’를 학문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중시하고, 지역 대학으로서 김천학 발전을 지향하려는 윤옥현 총장의 뜻에 따라 김천대학에서 이루어졌다.
이날 발표회는 김창겸 교수(김천대 기초교양학부)의 진행으로, 이 모임의 대표인 박인기 교수(경인교육대학교)의 인사말, 긴급한 학교 업무상 해외 출장을 떠난 윤옥현 총장을 대리한 윤경식 기획처장의 환영사, 박보생 석좌교수(전 김천시장)의 축사 등으로 개회식을 마치고, 이어 김천 출신 한국화 화가인 김호창 화백이 ‘김천 근대 미술의 동향’이라는 주제로 발표와 참석자들의 질의응답이 있었다.
발표자 김호창 화백은 그간 강단 경험과 작품 활동에서 다진 해박한 식견에 더하여 향토 김천에 대한 문화적 사랑을 쏟아, 차분하지만 열정이 담긴 어조와 호소력 있는 콘텐츠로 청중을 매료시켰다. 발표자 김호창 화백은 이 발표의 전제로서 다음 사항을 먼저 언급하였다. 그는 선각 예술가의 위상에 있는 ‘김천의 미술가’들을 인물로 조명하면서도, 동시에 ‘근대’라는 시대적 요소를 중요 포인트로 설정하였다.
발표자는 우리 미술사에서 근대의 자질이 뚜렷해지는 시기를 1930년대로 보았다. 그는 당시 이 나라 미술계에 ‘근대의 패러다임’을 선도했던 움직임을 폭넓은 맥락으로 살피는 데서 김천 근대 미술의 생성과 흐름을 정확하게 읽을 수 있음을 강조하였다. 그런 점에서 대구 출신의 천재 서양화가 이인성(李仁星, 1912~1950)과 칠곡 출신의 독보적인 예술가 이쾌대(李快大, 1913~ 1965)에 대한 이해가 중요함을 역설했다.
이런 전제를 필두로 발표자는 근대 김천 미술의 여러 양상을 건축, 서예 등의 징후들에서 찾아보는 것으로 시작하여, 김천과 깊은 연관이 있는 근대 화가 3인을 집중 조명하는 방식으로 논의의 중심을 열어 갔다. 제당(霽堂) 배렴(裵濂, 1912~1968), 목랑(木郞) 최근배(崔根培, 1910~1978), 근원(近園) 김용준(金瑢俊, 1904~1967) 등에 대한 설명에서 발표자는 이들 작가의 예술가적 생애에 결부하여 이들이 생산한 작품의 근대 회화로서의 미학적 자질을 개별 작품마다 시민들이 알기 쉽게 해석하고 짚어줌으로써 1930년대 근대 김천 미술에 대한 공감의 분위기를 마련해 갔다.
배렴의 회화와 관련해서, 발표자는 <연봉백운>, <추강수조> 등의 작품에 드러난 기운생동(氣韻生動)의 배렴 회화가 갖는 미학을 보여 주고, 제당이 <수산만추>(1967)에 이르러 그의 스승인 청전 이상범을 벗어나게 되는 경지를 설명하였다.
최근배와 관련해서는 그가 1940년 김천고보 교사로 부임하여 1965년 효성여자대학교 교수가 되기까지 작품 활동을 하면서, <농악>, <장독대 위 빨래>, <금릉 못의 가을>, <우리 마을> 등 김천 지역 일대의 풍경을 근대의 화풍으로 담아낸 그림들을 소개했다.
그리고 발표자는 선산 출신 미술가 김용준의 남다른 근대 의식을 주목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그의 문화적 통찰력과 예술적 감수성을 평가하였다. 김용준은 식민지 근대에서 문화 예술계에 폭넓은 교류 인맥을 가지고 작품 활동을 했던 인물이었으나, 해방 후 분단 이데올로기의 소용돌이 속에서 월북함으로써 예술가로서는 불행했음을 이야기하였다.
한편, 윤옥현 김천대학총장은 이번 김천학 콜로키움이 매우 격조있는 발표와 알찬 토론이 이루어진 것에 감사해 하며, “김천대학교는 김천학연구소를 설립하여 김천의 역사와 문화를 연구하고 지속적으로 지역사회와 상생 발전하는 대학으로서의 역활을 다하겠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