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회 경북도민체육대회 복싱경기 3일째. 김천여중 체육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복싱 경기의 열기는 여전히 뜨거웠다.
사각의 링위에 오른 선수들은 중등부, 고등부, 일반부, 여자부를 가리지 않고 열정을 발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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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천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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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왜소해 보이는 중등부 선수마저도 학교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현란한 발놀림과 날카로운 주먹을 선보였다.
경쾌한 발놀림을 보고 있으니 유명한 복싱 선수가 말했던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쏜다.’는 말이 저절로 이해가 됐다.
두려움 없이 날리는 주먹에서 지금까지 쏟아온 땀과 훈련의 무게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도민체전은 전국체전과 달리 점수가 낮다. 그런데도 경기에 임하는 선수의 자세는 전혀 다르지 않았고 링에 달라붙은 코치의 고함은 처음부터 경기가 끝날때까지 이어졌다.
펑! 펑!
평소 들어볼 수 없는 타격음이 터질 때면 맞은 선수의 고통, 득점한 선수의 환호가 동시에 엇갈렸다.
확실히 복싱이라는 경기는 매력이 있다.
그래서 한때는 한국 스포츠의 주류를 이뤘다. 하지만 지금은 사양길에 접어 들어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
그렇다 해도 복싱 경기가 열리고 있는 김천여중 체육관의 배치를 보면 아쉬움을 준다.
‘그들만의 리그’ 전락한 현실을 받아 들이고 더 이상 발돋음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가운데 링, 본부석, 심판석, 선수 대기공간만 있고 관객을 위한 공간을 보이지 않았다.
스포츠는 팬의 응원을 먹고 자란다.
복싱도 관중이 몰려 들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도민체전 복싱 경기는 아무도 보러 오지 않는다고 미리 판단한 것인지 관객에 대한 배려는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었다.
물론 김천여중 체육관 자체가 협소해 어쩔 수 없었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주최측의 의지만 있다면 작은 공간이라도 배려가 가능하다.
선수들은 체육관 밖에서 땀 흘리며 운동장을 뛰고 짝을 맞춰 연습을 하는 등 열정을 불태우는 반면 주최측은 복싱이라는 매력적인 스포츠를 시민들에게 알리는 홍보는 물론 배려도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