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거주 60대 귀화 일본인 여성이 평생 모아온 150억원 상당의 유럽 유물 1천여점을 김천시에 기증하기로 했다.
서울시 종로구 평창동에 거주하는 1977년 한국으로 귀화한 복전영자(福田英子·60세)씨는 평생 수집하고 관리해온 고가의 명품 1천점을 김천시에 기증하기로 결정하고 지난14일 오전11시 시청 회의실에서 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박팔용 시장과 복전영자씨가 상호 서명한 기증협약내용을 보면 복전영자씨는 유럽 유물작품 1천점을 김천시에 기증하고 김천시에서는 기증자에 대한 예우로 유물작품의 사후관리를 위해 추후 박물관이 건립되면 일정기간 박물관장으로 위촉하기로 합의했다.
복전영자씨는“30~40년 동안 취미로 수집해온 18~20세기의 희귀하면서도 고가인 명품들이 상당히 포함돼 있으며 특히 세계적인 명품 경매장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영국 런던의 소더비와 미국 뉴욕의 크리스티 등의 경매장에서 희소성에 따른 높은 가격으로 거래됨에 따라 수집하는데 상당히 어려움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복전영자씨가 기증하기로 약속한 작품은 도자기, 찻잔셋트, 그릇, 인형, 꽃병, 액자, 엔틱가구 등 화려하면서도 우아한 예술품. 독일의 마이센, 프랑스의 세브르, 영국의 로열우스터, 스페인의 야드로를 비롯해 헝가리, 오스트리아, 일본, 중국 등의 자기작품 137종 500점과 크리스탈로 손꼽히는 보해미아 글라스, 베네치아 글라스, 프랑스 에밀 갈레의 화병, 오스트리아 스와로보스키가 만든 장식품 등 216종 500점으로 유럽 유물작품은 총353종 1천점에 이르며 현 시가로는 150억원 정도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팔용 시장은 복전영자씨가 유물작품 1천점을 기증해준데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고 “기증자의 은덕을 높이 평가,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함은 물론 유럽자기 형식의 아담한 박물관을 건립해 김천시를 찾는 관광객에게 세계적으로 유명한 장인의 혼이 담긴 예술 명품들을 보여주고 유럽왕실과 귀족사회의 생활문화를 감상할 수 있는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복전영자씨는“작품 하나하나에 손때가 묻어있고 추억을 간직한 특색 있는 작품들이지만 가장 사랑하는 자식들도 작품의 가치를 잘 모르는데 고집스레 가지고 있으면서 하나 둘 흠이 가는 것보다는 차라리 뜻있는 곳에 기증하자는 생각으로 기증의사를 표명하자 전국의 10여개 자치단체와 여러 기업체에서 기증을 받으려고 신청을 해왔지만 유물작품에 대한 진정한 가치를 알아주고 관리를 잘 하겠다는 뜻을 가진, 흔쾌히 기증하고픈 기관이 없었다”고 말하고 특히“국내 재력 있는 유력인사들이 매입의사를 밝혔지만 매각하지 않았다”며“그러나 박팔용 김천시장과 김천시가 우리 예술품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고 국제적인 안목과 식견이 있을 뿐 아니라 관리할 의지가 뚜렷해 김천시에 기증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김천시에 기증하게 된 동기를 피력했다.
또한“명품의 가치는 여러 사람이 함께 감상하는 즐거움을 나눌 때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꼭 사랑하는 딸을 시집보내는 것 같은 서운한 마음도 없지 않다”고 털어놓았으며 복전영자씨는 특히 이날 협약식을 하는 자리에서도 19점(유럽자기 9점, 크리스탈 10점)의 작품을 추가로 기증하겠다는 약속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