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모(80세) 할머니가 지난 16일 낮 4시 40분께 서부지구대로 황급히 달려왔다. 녹용과 휴대폰 등이 들어있는 가방을 분실했다는 것이다.
서부지구대 안영미(27세) 순경은 당황해하는 할머니를 진정시키고 차근차근 설명을 하도록 했다. 다행히 가방에 휴대폰이 들어 있다는 설명에 할머니에게 휴대폰 번호를 물었다. 하지만 너무 당황한 할머니는 휴대폰 번호를 기억하지 못했다.
안순경은 할머니에게 가방을 가지고 나왔을 때부터 서부지구대로 오기까지의 과정을 물었고 박모 할머니가 이-마트 김천점에서 11번 버스를 타고 평화동으로 이동해서 다시 택시를 타고 부곡동 미주아파트앞까지 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즉시 김천관내 모든 택시회사에 연락을 취해 어깨에 메는 가방을 두고 내린 80대 할머니가 없었는지 택시기사들에게 알아 보았으나 그런 할머니와 가방을 본 기사는 없었다.
안순경은 다시 시내버스 회사인 대한교통에 연락을 취해 낮 4시 10분경 평화동에서 미주아파트 구간을 운행한 버스가 없었는지 확인했다. 마침 박모 할머니가 말한 시간대에 운행한 버스가 있어 대한교통으로부터 휴대폰 번호를 확인하고 연락을 취할 수 있었다.
버스기사는 "할머니 한분이 가방을 두고 내리기에 눈여겨 보고 있었다"면서 "운전석 뒷좌석에 검정가방이 있다"고 확인해 주었다.
아들에게 줄 녹용가방을 되찾은 할머니는 안순경에게 고맙다며 사례를 했지만 안순경이 거절하자 음료수를 사들고 와서 고마움을 표했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 분실물을 찾아 달라며 주민들이 지구대를 찾아와요. 그때마다 주민을 진정시키고 되찾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지난해 1월 바로 이곳 서부지구대에서 경찰관 생활을 시작한 안순경의 설명이다.
"10년 후면 경찰은 엄청나게 바뀔 거에요. 지금도 많이 변했지만 앞으로 주민들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고 봉사하는 친절한 경찰이 될 거에요" 구미 봉곡동에서 출생해 구미여고와 영남대를 졸업한 안순경. 싹싹하고 친절한 그녀의 말에 믿음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