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김없이 노인복지회관을 찾은 김정숙(68세)씨.
오전 컴퓨터 수업을 마치고 무엇인가 골똘히 생각에 잠긴 그녀였다.
쉬는 시간 동안 그녀가 생각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하루 일정이다.
컴퓨터는 물론 웰빙체조, 우리춤, 율동스포츠등 여러 가지 수업을 듣고 있고 봉사일 또한 진달래봉사단, 직지사 관음회, 실버봉사단체 등 많은 곳에서 활동하고 있어 시간을 잘 배분하는 것 또한 그녀에게는 중요한 하루 일과 이기 때문이다.
“그 많은 일들을 하기에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크게 웃어 보이는 김정숙씨.
“물론 몸은 힘이 들겠지요. 하지만 배우고 싶고 봉사하고 싶은 마음 때문인지 집에 돌아갈 때 몸과 마음은 더 가뿐하단 기분이 든다니까요.”
많은 활동을 하는 그녀이기에 많은 것을 보는 것은 당연한 일 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인지 특별히 기억에 남겨 두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런 그녀에게도 봉사를 하며 마음 아팠던 기억이 있다.
다름 아닌 그녀와 비슷한 또래의 어르신들이 치료를 받고 있는 양로원이나 치료시설을 방문할 때다.
“치매에 걸려 손발이 묶여있는 것을 보면 정말 눈물이 핑 돌더군요. 물론 안전을 위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알고 있지만 안쓰럽다는 생각은 어쩔 수가 없더라구요. 함께하는 시간 동안은 최선의 노력을 하지만 무엇인가 부족한 느낌 또한 떨쳐버릴 수 없어요.”
그렇게 봉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그녀는 ‘감사합니다.’를 수백 아니 수천 번씩 마음속으로 외친다. 그리고 더욱더 건강할 때 더 많이 봉사하며 배우며 살겠다고 다짐한다.
김정숙씨가 이렇게 아름다운 노년을 가꿔갈 수 있는 것은 같은 길을 가고 있는 남편 이종학(78세)씨의 덕분이라고 했다.
남편인 이종학씨 또한 노인대학에서 강의를 하며 실버봉사단체와 금빛봉사단체의 회장직을 맞고 있다고 말하는 그녀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우리는 아침에 밥을 먹으면서 이렇게 말해요. ‘하루봉사를 마치고 저녁에 만나요. 파이팅!’이라고 말이에요. 그렇게 서로에게 미소로 힘을 주고 있답니다.”
최근에는 바쁜 일정을 쪼개어 모 화장품 회사에서 사원으로도 일하고 있다는 김정숙씨는 자전거로 출퇴근을 한다.
아직 건강할 때 벌어서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더 보탬이 되고 싶다는 것이 그녀가 일을 하는 목적이다.
“이제 5월이면 소년체전이 있어요. 봉사자로 신청을 해 놓은 상태에요. 이제 또 하나의 스케줄이 늘어났네요.”라고 말하는 그녀의 모습은 한마디로 말해 아름다운 노년의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