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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천신문 |
이철우 자유한국당 중앙총괄선대본부장은 요즘 여의도 당사에서 간이침대를 갖다놓고 쪽잠을 잔다. 3일 현재 24일째다.
당사에서 자택까지 불과 4km 남짓, 자동차로 20여분 거리에 불과하지만 24일째 외박(?)이다.
이본부장이 굳이 당사에서 쪽잠을 자는 이유는 대선에서 중앙당 선거업무를 총괄 진두지휘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이 본부장은 지난 3월 31일 자유한국당이 홍준표 경남지사를 대선후보로 선출한 다음날 사무총장에 발탁됐다.
당시만 해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 여파로 한국당을 바라보는 국민들 시선이 좀처럼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하던 시점이다.
홍준표 후보의 지지율이 한 자릿수를 맴돌면서 100석에 가까운 원내 제2당 대선 후보가 군소 후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모도 겪었다.
그러나 대선을 불과 1주일 앞두고 당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이 본부장의 ‘쪽잠작전’과 ‘가출전략’이 효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본부장은 4일 “현재 홍준표 후보가 안철수 후보를 완전히 제치고 문재인 후보를 추격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며칠 전에 이미 2, 3위 간 지지율이 역전하는 실버크로스 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민은 ‘보수 대 진보’라는 성향이 강한데 그동안 보수우파에 지지할 후보가 없다보니 반기문·황교안·안희정·안철수를 돌아다녔다”면서 “하지만 홍준표 후보의 등장과 함께 ‘이제 새로운 진짜 보수 우파 후보가 왔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다른 후보에 잠재적 지지를 보낸 보수우파가 돌아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한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2일 현재 홍준표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 이어 21.2%의 지지율로 19.4%의 지지율을 보인 안 후보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또 다른 언론사 여론조사를 보면 홍 후보는 8.5%로 공식 선거운동에 들어가 2일 기준 2주 만에 19.6%로 급등한데 비해 안철수 후보는 같은 기간 34.6%에서 17.8%로 거의 절반수준으로 급감했다.
보수 본산지라 할 수 있는 대구·경북지역에서도 줄곧 문재인-안철수 두 후보가 홍 후보를 큰 차이로 밀어내며 1,2위를 달려 왔으나 이것도 뒤집었다.
지역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홍 부호는 36.3%로 1위에 올랐고 문 후보 23.0%, 안 후보 20.7%로 두 후보를 따돌렸다.
홍 후보의 이 같은 지지율 급등 현상은 2일 바른정당 소속 의원 12명의 집단 탈당의 원동력이 되었다는 평가다.
이 본부장은 “쪽잠덕분에 체중이 4kg이나 줄었다”면서 “이번 대선에서 줄어든 체중 4kg 열배(40%) 이상의 지지율로 치고 나가 결국은 당선될 것“이라고 장담(壯談)했다.
선거정국에서 비록 바른정당 의원들의 집단탈당과 자유한국당 입당에 대해 당내 일부 의원들의 반대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은 ‘옥의 티’라 할 수 있지만 그는 “고지가 눈앞인데 보수우파 정권 수립에 뜻을 가진 분들이 지금은 마음이 좀 불편하더라도 힘을 모아야 하지 않느냐”며 “전쟁은 일단 이기고 봐야지 전쟁에서 지면 다 같이 죽을 판인데 홍 후보 지지를 위해 들어오는 지원군을 굳이 마다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총장 취임 후 한국당 후보의 참담한 지지율에 어깨가 축 쳐진 사무처 직원들의 사기앙양을 위해 “대선 다음날인 5월 10일이면 우리 모두가 청와대에서 만날 것”이라며 독려했다.
또, “이번 선거는 자유대한민국을 지키는 전쟁이다. 지면 죽는다”며 필사즉생(必死卽生)을 강조하면서 “사무처 직원 등 선거사무에 종사하시는 모든 분들이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애국자이며 모두가 구국의 열사(烈士), 국민의 의사(義士)라는 각오로 뛰자”고 강조했다.
상대 후보진영에서도 닷새 남짓한 선거운동에서 급상승 기류를 탄 홍 후보를 집중견제하는 모양새다.
대통령 궐위로 치러지는 이번 대선도 보궐선거라는 점에서 과연 홍준표 후보의 재·보선 불패신화가 이번에도 재현될 것인지 이철우 본부장의 역할에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