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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문화·음악

김천시단- 저녁 해를 따라간 아이

김천신문 기자 입력 2017.12.26 20:45 수정 2017.12.26 08:45

이미숙(시인·구성면 작내리)

ⓒ 김천신문

장에 가신 아버지 마중 간다고
저녁 해를 따라간 아이
늦도록 보이지 않았다
가로등 불빛은
흙발로 땅을 팠다
헐렁한 바람이 옷깃을 파고들 때
애타게 찾는 아이 이름
골목길 따라 빠져나갔다
어둠은 짙어지고
하얗게 질린 얼굴들 따라나섰다
 
눈물 콧물 범벅이 된 아이
파출소 의자에 동그랗게 앉아 있다
철렁 내려앉은 가슴 가다듬고
원망할 대상도 없는 긴 한숨
등에 업힌 아이는
엄마의 체온에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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