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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문화·음악

학생 시단- 거울

김천신문 기자 입력 2018.07.18 05:48 수정 2018.07.18 05:48

신재현(김천고 2학년 10반)

ⓒ 김천신문
손을 아무리 뻗어도
저 은칠 너머 너울거리는 내 얼굴을
만질 수 없더라
닿지를 못하더라

파도처럼 흔들리는, 석유램프처럼
좌우 뒤틀린 상을 향해 비명 차게
아우성을 쳐도 입만 배곰대더라
내 외침에 대한 답이 오지 않더라

깜빡이는 할로겐 등
울려 퍼지는 벽 너머 귀뚜라미 울음
나는 사라지고 다시 드러나는 내 모습을 본다
나는 듣지 못할 울음을 듣는다

닿지 못하는 줄 알면서도
매끈한 면을 손으로 만져 보고
매끈하지 않은 얼룩을 지워 보고
얼룩을 지우며 바드득하는 음을 보고……

너울거리며 붕 뜬 나의 상을
손을 아무리, 아무리 뻗어도
거친 내 피부마저 만질 수 없더라
작열하는 체온에 닿지를 못하더라

<제39회 매계백일장 대상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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