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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띠 새해소망-박태환(72세·경북문협 수석부회장)

김민성 기자 입력 2019.01.02 18:28 수정 2019.01.02 06:28

“가을 감나무처럼 값진 열매 맺는 나이”

ⓒ 김천신문
한 해가 또 저문다. 본디 시작도 끝도 없는 세월이겠으나 편리한 삶을 위해 우리 스스로가 만든 시간의 매듭, 무술년이 가고 기해년을 맞는다. 그때그때는 사는가 싶게 살았는데, 잘산다고 생각하였는데, 돌아보니 허송세월, 시간만 헛되이 죽인 것 같다.
그래도 우리들은 ‘잘살아 보세’라며 피땀 흘리며 일하신 부모님, 형님들 덕분에 직장도 구하고 결혼도 하고 아들딸 낳아 부족한 줄 모르고 살고 있다.
그런데 지금의 청년들은 어떤가? 3포, 5포, 7포 시대, 심지어 N포 시대를 맞아 절망 속에 많은 젊은이들이 허덕이고 있다. 고군분투하지만 쉽지가 않다. 안타깝기 그지없다. 죄스럽기까지 하다. 모두 우리 기성인들의 책임이 아니겠는가. 강하게 키우지도 못했다. 삶의 의미와 존재가치를 일깨워주지도, 잘할 수 있는 일과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일을 찾는데 도움을 주지도 못했다. 시대 탓, 세월 탓만 한 것 같다. 모두 우리들이 잘못 산 까닭이다.
태어난 해까지 친다면 돼지해를 일곱 번째 맞는다. 나름대로 뜻깊은 기해년을 맞아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더듬어본다. 파란 하늘 아래 잘 익은 열매로 붉게 물든 감나무를 생각한다, 사람에게 그리고 까치에게 나누어 줄 감을 주렁주렁 달고 있는 감나무를!
내 인생 이제 가을로 접어들었다. 가을 감나무처럼 주렁주렁 값진 열매를 달고 있어야 할 나이가 되었다. 백세시대라 하지만, 칠십 팔십을 건강하게 살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나는 그런 복을 누리고 있다.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
감나무의 한해살이를 살펴본다. 봄이 오면 새싹 돋아 꽃이 핀다. 여름 동안은 잎 무성하고 열매 굵어진다. 가을엔 열매 탐스럽게 익어 아낌없이 우리에게 그 열매 나누어준다. 극히 자연스럽지만 거룩한 나눔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인간에 빗대면 꽃은 자기발견이요 열매는 자기성취, 나눔은 자기완성이 아니겠는가. 다행스럽게도 나는 건강하다. 종요로운 나눔, 자기완성을 위해 정성을 다하리라. 천천히 한 걸음 한 걸음 또박또박 앞으로 나아가리라. 나의 띠, 황금돼지해를 어찌 헛되이 보낼 수 있으랴. ‘노인 한 사람이 죽으면 도서관 하나가 사라진다’고 하였다. 도서관은 아니더라도 한 권의 작은 책으로 남고 싶다. 그러기 위해 더욱 정진하리라.
새해엔 우리 모두 배려와 나눔의 삶으로 창조와 번영의 한 해가 되기를 빈다. 김천이, 웅도 경북이, 아아 대한민국이, 나아가 지구촌이 안정되고 평화롭고 행복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두 손 모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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