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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천신문 |
호텔 객실이 500개인 호텔이 있다. 스카이라운지에 수영장 그리고 BAR와 커피숍, 레스토랑, 나이트클럽 등 웬만한 부대시설을 모두 갖추고 있지만 도무지 손님이 늘지 않는다.
투자자들은 왜 막대한 돈을 투자하는데도 적자가 나느냐며 경영진에게 항의가 빗발치고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는 경영진의 고민은 깊어간다.큰 돈을 들여 커피숍의 기자재를 최신식으로 교체하고 실내가 어두침침하다고 해서 밝은 LED 등으로 교체를 했는데도 도무지 매출이 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오늘도 투자자들에게 한바탕 곤욕을 치른 사장은 총지배인을 불러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하라며 호통을 치자, 총지배인은 조심스럽게 호텔 현관이 요즘의 트랜드에 부합하지 못해 세련되지 못해서 그런 것 같다며 현관을 좀 더 세련되게 리모델링하면 더 많은 손님이 찾아오고 수익이 개선될 것 같다고 얘기한다.과연 그것이 문제였을까?
우리가 어떤 호텔을 선택할 때 최신 시설만 보고 선택하지는 않는다. 가격뿐만 아니라 즐길 거리와 접근성 그리고 주변 환경 및 호텔 종사원의 서비스 등 다양한 부분을 고려하여 선택한다. 요즘은 이용객이 호텔에서 느낀 것을 글로 적어놓은 ‘사용 후기’도 많이 참고한다. 호텔의 시설 못지않게 경영 노하우나 다양한 이벤트나 프로모션 등 다양한 모객성 프로그램도 고객의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컴퓨터의 발전을 보면 하루가 다르게 좋은 소프트웨어가 나온다. 그래서 비싼 비용을 들여 구입한 데스크탑 컴퓨터도 보통 2~3년이면 바꿔야 한다. 현란한 프로그램(소프트웨어)을 구동할 수 없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하드웨어를 교체해야 한다. 하드웨어를 바꾸지 않으면 속도가 너무 느리거나 시스템이 다운이 되니 업무를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하드웨어가 너무 앞서가도 문제이고 소프트웨어가 너무 앞서가도 문제인 이유이다.
김천을 방문한 관광 전문가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공통적으로 얘기하는 것이 김천은 다른 지방도시에 비해 도로나 시설 등 하드웨어적인 것은 상대적으로 굉장히 잘 되어있다고 이야기한다.
반면 우리 지역의 관광이 발전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하드웨어와 비교해서 소프트웨어에 대한 개념의 이해나 인식이 아직까지는 많이 부족한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왜 관광이 활성화되지 않는가에 대해 물어보면 하드웨어적인 측면에서만 해답을 찾으려고 한다. 재개발이나 원도심 재생 등의 문제에서도 가로등 교체나 도로의 정비 시가지를 다시 정비해야 한다는 등 위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하드웨어적인 부분으로만 끊임없이 문제를 해결할려고 한다.
인근에서 최고의 하드웨어를 가진 경북드림밸리(혁신도시)는 새로 조성된 신도시인 만큼 반듯하고 깔끔한 시가지와 잘 정비된 도로를 가지고 있지만 상가는 공실이 70%이고 주말이면 썰렁한 유령도시가 된다고 아우성이다.
지금도 주말마다 공기업 직원들이 전세 낸 버스를 타고 대부분 금요일 저녁부터 서울로 떠나는 바람에 금‧ 토요일 일요일까지 주말 저녁은 사람이 없는 유령도시가 된다. 혁신도시 상가 주인들은 “죽어라 장사해도 주말에 손님이 없어 손해가 난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해결책을 찾으라니 더 많은 개발을 해야 한다고 얘기한다. 어떤 정신나간 경영자가 사람도 없는데 테마파크나 쇼핑몰을 지을 것인지 한번 묻고 싶다. 지금도 남아도는 아파트는 지으면 미분양일테고, 상가는 지금도 공실이 넘쳐난다. 그런데도 무엇이 필요한지 물어보면 대부분 이렇게 답한다. “이런 시설이 필요하다. 시설을 더 확장해야 한다”며 또 다시 하드웨어로 모든 문제 해결을 하려고 한다.
이제 시선을 돌려야 한다. 생각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보자. 중요한 것은 지금도 충분한 하드웨어가 아니라 하드웨어를 살릴 수 있는 소프트웨어의 도입이다.
이제 시설이 아닌 관광객을 유인할 수 있는 관광 프로그램인 지역개발형 축제를 도입해보자. 재미있고 즐거움을 주는 그리고 경쟁력 있는 축제를 그 곳에 개최한다고 생각해보라.
주말에 즐길거리, 볼거리가 가득하다면, 그래서 주말이면 KTX를 타고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이 몰려든다면, 당연히 상가는 장사가 잘 될것이고 장사가 잘되니 자연히 상가의 공실은 해결될 것 아닌가? 경쟁력있는 축제는 분명히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상가의 공실도 해결하고 고용을 촉진하며 일자리를 찾아온 사람들로 아파트의 미분양도 서서히 해결되어질 것이다. 물론 차고 넘치는 몫은 또 다시 원도심으로 흘러 들어갈 것이다.그리고 혁신도시만 축제를 하라는 법은 없다. 요즘 도시 재생이 화두이다. 이 또한 어떻게 할 것인가를 물어보면 항상 시가지 정비를 얘기한다. 사람이 없는데 시가지만 깨끗히 정비한다고 없는 사람들이 갑자기 몰려들까?
축제를 통해 관광객을 모여들게 하고 그곳이 활성화되면 자기 돈을 들여서라도 지역 개발은 이루어지게 된다.
소프트웨어가 좋아 지역이 활성화가 되면 하드웨어는 당연히 경제적인 논리에 따라 업그레이드되는 선순환의 구조이다. 이것을 알아야 한다.낙후된 대천해수욕장이 보령머드축제로 인해 사람들이 몰려들자 서해안의 대표적인 관광지가 되고 식당과 호텔이 즐비하게 들어서게 되었다. 워터파크를 비롯한 다양한 놀이시설이 들어서고 이를 찾는 관광객이 몰려들며 또다시 발전하는 보령의 머드 시티의 개발 사례처럼 말이다.
극장에서 매일 같은 영화만 보여준다면 그래도 그 극장에 계속해서 손님들이 몰려들까? 이제 김천도 직지사나 부항땜 같은 정적인 곳만 계속 언급하지 말자. 김천 하면 뭔가 즐겁고 신나는 곳이라는 이미지와 꼭 한번은 가고 싶은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도록 해보자.
지금도 우리의 김천을 많은 사람이 지나가고 있다. 누구는 차량으로 누구는 KTX나 새마을 무궁화를 타고 말이다.
그 수 많은 사람에게 김천은 그냥 지나가는 곳이 아니라 무슨 이유에서라도 꼭 찾아가보고 싶은 곳으로 만들어 준다면, 전향적으로 생각을 바꾼다면 분명 가능한 일이다.
그것만이 다시 금이 솟아나는 샘이라는 김천(金泉)이라는 지명처럼 돈과 사람이 모이는 살기 좋은 김천의 이름값을 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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