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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천 최초의 현대시집 ‘발자욱’(이정기, 대한민국청년단 김천부, 삼중당 인쇄, 1948. 12.) 카톨릭대중앙도서관 소장. |
ⓒ 김천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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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인이 낸 최초의 현대시집 ‘발자욱’이 세간에 공개돼 지역 문학계에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 현대문학 초창기인 1948년 12월 발간된 이정기(대항면 향천 태생. 1927~2001) 시인의 처녀시집인 ‘발자욱’(대한민국청년단 김천부, 삼중당 인쇄, 1948. 12.)이 발견됐다.
시집 ‘발자욱’은 현재 국립중앙도서관과 연세대도서관, 가톨릭대중앙도서관에 소장 중인데, 국립중앙도서관은 PDF 파일로만 열람할 수 있고 연세대 도서관은 대출이 불가한 것을 민경탁 시인이 가톨릭대중앙도서관에서 대출해 세간에 공개하고 있다.
김천의 현대문학은 1930년대 ‘무명탄’, ‘웅계’, ‘흑조’ 등의 동인지문학에서 출발했는데 개인 현대시집으로는 이정기의 ‘발자욱’이 효시이다.
이 시집의 원 발행처는 대한족청금천군단인데 이 단체는 대한민국청년단 김천부의 전신으로 보인다. 김천문학 초창기의 시인 김태은(필명 황악산인)이 서문을 쓰고 화가 나재수(김천고보 재직)가 장정을 했다. 이정기는 중등학생 신분으로 대구경북에서 최초 시집을 낸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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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대 영문과 교수였던 이정기는 김천농림중·서울대 영문과 졸업, 영국 런던 응용학술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시인이다. |
ⓒ 김천신문 |
시집 ‘발자욱’에 대해서는 그동안 김천의 문학계에서도 실물을 본 적이 없어 서지학적 정보가 모호했던 것으로 알려 왔었다.
민경탁 시인은 “시집 ‘발자욱’에 대해 지금껏 잘못 알고 있는 점이 있었다. 이정기의 ‘발자욱’이 발간되고 1년 뒤 이에 자극을 받아 같은 마을의 홍성문이 동명의 시집 ‘발자욱(김천교도소 인쇄부, 1949. 11.)’을 발간했다”고 밝히면서 “어떤 문헌에서는 이를 2인 공동시집으로 잘못 소개하고 있는데 이정기의 시집 ‘발자욱’이 홍성문의 시집 ‘발자욱’보다 1년 먼저 나온 것”이라 설명을 덧붙였다.
시집 ‘발자욱’에는 현대적 정서와 감각을 바탕으로 한 애향과 현대 생활인의 사유와 정서를 펼쳐 보인 현대시 21편이 수록돼 있다. ‘고향의 오반’, ‘산악에서’, ‘가주 이거보’, ‘보리는 익어 가다’, ‘산향’ 등 향토 사랑이 오롯이 담긴 작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
“지명을 붙이면/추풍령 고갯재를 넘어 닫는/눈보래 향기한 여풍이/계절을 찾아 실리는 황학산 숲을 손이어라// 지구 끝을 흘러 가기로/한시도 이곳을 잊을손가?// … … 산으로 산으로/얽히고 막히어/청정한 산계를 품은/소백 연산의 숲 속/내 고향의 황학산/이를 나는 잊으랴?//” -이정기, ‘산향’ 부분
한편 최근 김천의 문학적 자원을 종합적으로 보존, 관람할 수 있는 문학관의 건립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지자체가 나서 김천문학관을 건립해 김천문학사의 기념비적인 자료를 시민들에게 제공함으로써 애향심과 자긍심을 고취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