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승객 감소하는데 표심 노린 선심성 공약에 노선은 계속 증가
비수익노선 지원 예산 지난해 15억7천 늘고 올해 25억4천 더 늘어
김천버스(구 대한교통)가 심각한 재정난에 의한 임금체불 등으로 노사갈등이 심화됐으나 설 연휴를 기점으로 극적 타결됐다. 버스 파업 위기의 급한 불은 껐으나 승객 감소, 운영비 증가 등의 악재는 그대로 남아있어 앞으로 적자의 늪을 헤어 나오긴 요원해 보이며 적자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매년 50억원 가량을 김천시로부터 지원받아온 김천버스는 2019년 한 해 동안 전년(48억9천200여만원) 대비 13억원 가량 증가한 61억8천300여만원이 지원됐다. 올해는 23억원이 더 늘어 84억원의 지원예산이 추정된다.
시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8월부터 버스기사들의 4대 보험 및 퇴직적립금과 유류대, 정비부품대 등의 항목에서 40억여원의 채무가 발생했다. 김천시는 지난 연말 특별회계감사를 실시해 경영진에 올 1월까지를 기한으로 시정조치를 내렸다. 회사 측은 설 연휴 바로 전인 23일 자구노력 1단계 이행으로 8억원을 내놓았다. 이에 김천시는 추가예산 30억원을 지원해 4대 보험, 임금인상 소급분 등 일부 채무를 변제했으나 아직 퇴직적립금 등은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감사결과 김천버스 적자의 주요인은 증차 및 증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시의 지원금 항목 중 ‘비수익노선의 손실보상금’이 가장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는 전년보다 15억7천여만원이 증가한 23억7천600여만원을 지원했으며 올해는 25억4천만원이 증가한 38억2천100만원의 예산이 추정된다. 지난해에는 벽지노선 손실보상금 또한 7천여만원이 더 늘었다. 재정지원금, 교통카드할인보조금, 환승할인보조금 등의 항목은 오히려 감소했고 산자부에서 지원하는 유가보조금도 감소한 것과 상반된 결과이다.
해마다 비수익노선이 증가한 데는 표심을 얻기 위해 적자노선을 추가한 지역구 의원의 선심성 공약도 한몫했다. 이로 인해 최근 6년 간 오지 노선의 증가로 버스대수가 64대에서 75대로 11대가 늘었다. 버스 1대당 1.5명의 기사가 충원돼야하기에 인원수 또한 95명에서 115명으로 20명이 늘어 임금, 유류대 등이 크게 증가했다.
공영 복지서비스를 내세우며 벽지노선을 운행하고 있지만 적자의 부담은 시 재정으로 메워야 해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간다. 세금이 투입되는 일인 만큼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선에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부 시민은 “시민혈세로 밑 빠진 독에 계속 물을 붓느라 정작 사용해야 할 곳에 예산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며 “버스기사들의 처우 불만이 이용객에 대한 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질까 걱정”이라 우려하고 “적자를 벗어나기 위한 회사의 자구책 마련과 비수익 노선 개편 등 특단의 대책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했다.
노조관계자는 “인구가 늘지 않고 유동인구도 없는 상황에서 버스이용객도 줄어드는데 주민편의를 이유로 예전엔 걸어 다니던 구간까지 버스가 들어가다 보니 인건비만 7억여원이 더 드는 등 적자를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꼬집고 “이러한 적자는 임금체불 등 운수근로자들이 전부 떠안아야 한다”며 분개했다.
시관계자는 “김천뿐만 아니라 전국 버스 회사가 적자로 힘들다”라고 일반화하고 “적자폭이 증가한 이유는 읍면지역 노령인구 증가로 인한 비수익노선의 증가도 있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며 근로시간이 단축되고 최저임금이 인상된 것이 더 큰 원인”이라 지적했으며 “앞으로 운영의 효율화를 도모하는 한편 시에서 매년 감사를 실시해 적자이유를 따져 지원할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