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경기침체로 큰 타격을 입은 지역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1월 20일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부터 4월 현재까지 3개월 간 지속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전국은 물론 지역의 소비시장도 꽁꽁 얼어붙었다. 생필품 외에는 코로나19발 소비부진의 어려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잠정 중단됐던 전통시장 5일장이 지난 20일 재개됐음에도 불구하고 경제 활성화는 역부족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달여 만에 장이 선 평화시장은 노점상이 들어선 큰길가에만 사람이 북적일 뿐 시장 안은 오가는 사람 없이 한산했다.
ㅌ청과 주인은 “말도 마소. 장날이 무슨 소용이냐. 큰길에 주차해놓고 바깥쪽에 있는 상가만 잠깐 이용하고는 시장 안으로는 한 발짝도 들어오질 않는데. 안 그래도 시장손님이 줄어 죽을 지경이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그마저도 더 없어졌다. 하루에 1~2명 손님이 오거나 심지어 공치는 날도 있다. 나이가 들수록 살기가 편해져야하는데 어떻게 된 게 나이가 들수록 살기가 더 힘드냐”고 하소연했다.
시장에서 수십 년간 장사해 온 ㄴ건어물 주인은 “내가 장사를 오래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기가 막힌다. 사람이 있어야지 장사를 하든지 할 게 아니냐. 어제는 장날이라 오전에 잠깐 손님이 있었는데 점심시간이 되자 뚝 끊겼다. 공산품도 아니고 식재료는 오래되면 못 팔고 버려야 하는데 정말 속상하다. 장사가 돼야지 우리도 필요한 것을 사서 순환이 될 게 아니냐. 얼른 거리두기가 해제돼 사람들이 돌아다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평소 손님이 적지 않았던 평화동 길가에 위치한 ㅁ의류상가도 어려운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상가주인은 “코로나로 손님이 70%가량 줄었다. 어제 5일장이 서니 그나마 좀 나았지만 월세도 못낼 형편이다. 현찰이 안도니 빚을 내야하는데 이자가 적은 소상공인대출이 조기 마감돼 이용할 수 없었다”고 했다. 특히 인근 거창군은 소상공인에게 100만원씩 재난지원금이 지원됐는데 김천시는 아무 지원이 없는데 대한 불만도 호소했다. “경남보다 경북이 더 힘들었는데 경남 거창군은 혜택을 받고 우리는 아무 혜택도 없는지 모르겠다”며 “이 와중에 5만원권 김천사랑상품권으로 5천원 가량의 물건을 구매하고 나머지 잔돈을 현금으로 달라는 사람도 있다”고 김천사랑상품권의 허점을 지적했다. 이러한 폐해로 인해 김천시는 선불형 카드 김천사랑상품권을 27일부터 조기도입하기로 결정했다.
휴대폰 판매 매장인 평화동 ㅅ통신 운영자는 “우리는 크게 영향을 받는 업종은 아니라 사정은 좀 나은 편이지만 그래도 전체 소비심리가 위축되니 단골 외에는 새로 들르는 손님이 없다”고 했다.
황금시장은 모종철을 맞아 재개된 5일장으로 다소 활력 있는 모습을 보였다.
연신 모종을 파느라 분주한 난전의 모종 상인은 “이번 대목장으로 좀 붐볐다. 코로나 사태 전에야 못 미치지만 이렇게라도 장사가 됐으면 좋겠다”고 활기를 보였다.
역시 손님맞이로 분주한 ㄴ종묘사 사장은 “코로나, 5일장과 상관없이 모종철이어서 손님이 있는 것”이라며 “하루빨리 경기가 회복됐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밝혔다.
인근 ㅎ추어탕 주인은 “코로나로 80%이상 손님이 줄어 힘들었는데 건물주인이 집세를 10만원 깎아줘 다행”이라며 고마움을 표하고 “어제는 장날이라 손님이 좀 있었는데 예전처럼 회복되려면 코로나가 끝나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또 ㅎ정육점 사장은 “소매는 별 차이가 없는데 식당 도매가 크게 줄었다”며 식당의 경영부진이 전체 업종에 미치는 영향을 어느 정도 짐작케 했다.
황금시장의 ㅎ건어물 주인은 80% 이상 손님이 줄었지만 자가 소유 건물인데다 사람을 따로 쓰지 않고 부인과 같이 장사를 해서 다른 상인보다는 견딜 여력이 있어 보였다.
자신이 소유한 다른 건물의 임대료를 인하해 주는 여유도 보인 ㅎ건어물 주인은 “다 같이 어려운데 조금씩 힘을 보태면 더 나을 거라 생각해서 임대료 인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저마다 처한 사정이야 조금씩 다르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큰 피해를 입은 상인들. 이들의 얼굴에 다시 미소를 되찾아주기 위해서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정부와 지자체, 시민 모두의 노력과 아이디어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