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more
지역경제 농수산

샤인머스켓 내리막길 시작되나

이성훈 기자 입력 2021.03.04 13:40 수정 2021.03.04 13:40

생존 위해서는 고품질 포도 생산해야

샤인머스켓 열풍의 내리막길이 올해부터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kg당 평균 2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있어 여전히 장밋빛으로 보는 농가가 많지만 3년 전과 비교하면 떨어진 가격이다.

ⓒ 김천신문
이런 상황에서 3년 전 식재했던 샤인머스켓 묘목이 자라 올해부터 수확된다. 문제는 3년 전 식재했던 묘목뿐만 아니라 매년 늘어난 재배면적이다.
2017년 식재된 면적이 440여ha이며 2018년에는 657여ha가 추가됐고 2019년에는 326여ha가 추가됐다. 현재 3062농가에서 1천427여ha를 경작하고 있다.
2018년 최고점을 찍은 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여전히 샤인머스켓을 시작하는 농가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가격이 떨어지고 내년과 내후년에는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더 상황이 나쁜 것은 샤인머스켓 재배를 희망하는 농가가 김천이나 영동 등 포도 주산지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제주도까지 샤인머스켓 재배에 나서고 있다. 김천농업기술센터를 제주도 농업인이 방문해 문의하고 가는 실정이다.
밑으로는 제주도, 위로는 강원도까지 샤인머스켓을 재배하지 않는 곳이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가격 하락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그런데도 ‘나까지는 괜찮을 것’ ‘떨어져도 다른 작물보다는 비싸다’는 생각으로 올해부터 시작하는 농가도 있다.
물량이 쏟아지면 살아남는 것은 고품질 포도뿐이다.

오랫동안 포도 농사를 지어온 대항 일대의 농업인은 기술이 뛰어나기 때문에 기후나 나쁘거나 재해가 닥쳐도 대처가 가능하다. 쏟아지는 물량 속에도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샤인머스켓 열풍에 휘말려 아무것도 모르고 뛰어든 농업인은 다르다. 기술이 없어 좋은 기후 조건 속에서도 품질 좋은 포도 생산이 어렵다.
샤인머스켓은 당도가 높고 껍질째 먹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여기에 해당되는 것은 잘 재배된 포도다. 제대로 재배하지 못한 샤인머스켓은 맹물맛이 나서 포도로서 가치를 상실한다.

시장 가격이 2kg 한 박스당 최저 4천원에서 최고 4만원까지 차이 나는 것도 이것 때문이다.
기술 없이 무작정 덤볐다가는 큰 손해를 보는 것이다.
게다가 시설 비용까지 올랐다. 열풍으로 너도나도 시설을 짓다 보니 자재값 상승으로 이어졌다. 시의 보조금도 사라졌다. 면적이 늘어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 보조금이 없어진 것이다.

올해부터 시작하는 농가는 자비로 시설비와 묘목비 등 모든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이들이 수확하는 3년 후가 되면 지금과 상황이 크게 달라져 피해를 농가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결국은 품질”이라며 “무작정 시작한 농가가 오랫동안 포도를 경작한 농업인을 따라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라고 설명하고 “변수는 유행에도 있다. 지금은 샤인머스켓이 인기지만 언제 다른 품종으로 바뀔지 모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김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