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1박2일'팀이 치열한 2위 경쟁을 하고 있는 롯데와 두산의 경기가 벌어진 부산 사직구장을 찾아 도를 넘는 촬영 진행으로 팬들의 노여움을 샀다.
19일 펼쳐진 롯데자이언츠와 두산베어스의 경기는 판매 시작 24분 만에 완전 매진이 될 정도로 빅매치였다. 특히, 1경기차 2,3위를 하고 있는 두 팀의 이날 경기는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이 걸려 있어 야구팬들의 뜨거운 관심이 몰려 있었으며, 롯데는 시즌 18번째 매진을 기록하면서 역대 한 시즌 최다관중 기록을 넘어서 신기록을 작성했다.
이러한 관심을 예상한 각 방송사와 많은 취재진은 사직구장을 찾았고, KBS 인기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 팀도 '부산시티투어'편을 촬영하다 경기장을 깜짝 방문해 롯데 자이언츠를 응원했다.
그러나 이들의 방문은 오히려 야구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1박2일' 팀은 이날 경기에서 각각 배트 보이와 볼 키퍼(일명 볼보이)를 체험했고, 5회 클리닝 타임에는 축하공연도 가졌다. 하지만 방송 촬영을 하는 과정에서 경기장을 찾은 야구팬들에게 불편을 줌으로써 관중을 위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구단측과 협의 하에 60여장의 티켓을 미리 구입해 1루측 관중석에 자리잡은 '1박2일'팀은 촬영을 위해 1루측 지정석 이동 통로를 막아 팬들의 통행을 방해, 먼 길을 돌아가야하는 불편을 주었다. 케이블TV MBC ESPN을 통해 경기를 생중계하던 한명재 아나운서는 "관중들을 경기장에 못 들어오게 하고 촬영을 하는 건 어느 나라의 방송이 가능한지 모르겠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또한 배트보이를 체험하는 이승기와 은지원이 모습을 놓치지 않으려고 카메라가 그라운드를 왔다갔다 하는 바람에 경기의 흐름에 악영향을 줬다. 더구나 5회가 끝난 후 클리닝타임에 '1박2일'팀의 공연으로 정해진 10분을 훨씬 넘겼다. 이에 양팀의 선발투수로 나서 호투하던 김선우(두산)와 송승준(롯데) 선수는 6회 나란히 실점을 했다.
현재 해피선데이 시청자 게시판에는 "야구장은 관객들이 주인공인 것은 맞지만 경기중에 경기장은 선수들 차지입니다", "야구장이 야생이냐", "PD는 사직서를 제출해라" 등의 강한 비난의 글이 계속 쏟아지고 있다.
한편, '1박2일'의 제작진은 "8년 만에 4강 진출한 롯데팀과 팬들을 위해 사전에 준비한 이벤트였다. 야구팬들에게 최대한 지장을 주지 않으려고 출연진과 제작진 수를 고려해 좌석을 구입했다. 의도와 다르게 진행된 점에 사과의 뜻을 전한다"고 해명했다.
온라인뉴스팀 119@breaknews.com